프로야구 SSG와 KIA가 비디오 판독에 울고 웃었다. SSG는 비디오 판독 기회를 소진해 오심을 지켜봐야 했지만 기어이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SSG는 11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7 대 6으로 이겼다. 치열한 접전 끝에 연장 10회말 끝내기 승리를 일궈냈다.
이날은 비디오 판독과 관련한 묘한 장면들이 이어졌다. 일단 SSG가 비디오 판독에 웃었다.
2회초 SSG는 KIA의 뜨거운 타선에 먼저 기선 제압을 당했다. KIA는 최원준, 박찬호, 김도영의 적시타와 상대 보크 등을 묶어 4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김도영이 장타를 때리고 3루 베이스까지 밟은 뒤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적시타 세리머니를 하던 김도영이 잠깐 베이스에서 발을 뗀 순간을 SSG 3루수 최정이 놓치지 않았다. 최정은 공을 쥔 글러브를 김도영의 다리에 태그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아웃을 이끌어냈다. SSG가 요청한 비디오 판독 끝에 김도영은 애초 세이프에서 아웃이 됐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강백호(kt)의 어이 없는 주루사를 연상하게 만든 장면이었다. 당시 호주와 경기에서 강백호는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을 뗐고, 이를 놓치지 않은 상대 수비의 태그에 아웃됐다.
물론 KIA가 2회초에만 4점을 뽑아내 김도영의 주루사는 큰 타격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머쓱하게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김도영을 박찬호가 웃는 표정으로 맞이하는 장면이 그랬다. 그러나 만약 김도영이 살았다면 1사 3루였던 만큼 KIA로서는 추가점 기회를 잃은 것은 분명했다.
비디오 판독에 웃었던 SSG는 9회말 아쉬운 판정에 속앓이를 해야 했다. 6 대 6으로 맞선 9회말 2사에서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KIA 유격수 박찬호의 포구 실책 때 2루까지 달려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이지영이 좌전 안타를 날렸고, 에레디아가 KIA 포수의 태그를 피해 홈을 손으로 찍었다. 그러나 주심은 홈 터치가 되지 않았다며 아웃을 선언했다. 비디오 판독 요청 기회를 소진한 SSG는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연장에서 SSG는 아쉬움을 털어냈다. 10회말 KIA 3루수 김도영의 송구 실책으로 얻은 1사 2루에서 신인 박지환이 상대 구원 투수 김도현에게 우중간 안타를 뽑아냈다. 2루 주자 오태곤의 홈 슬라이딩이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브가 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때린 박지환은 4 대 5로 뒤진 8회말 2사 1, 2루에서도 KIA 마무리 정해영을 중월 2타점 2루타로 두들기는 등 결정적인 타격을 뽐냈다. 이날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SSG는 33승 31패 1무로 5위를 지켰다.
KIA는 올스타전 팬 투표 전체 1위이자 세이브 1위(18개) 정해영의 블론 세이브가 뼈아팠다. 여기에 1점 차 승부였던 만큼 김도영의 주루사도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이날 대구에서 삼성에 4 대 6으로 진 LG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 LG에 승차 0.5경기 2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