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심해 가스전 개발,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일부 자료가 당초 '부분공개자료'에서 '비공개자료'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지역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밝힌 후 이런 발표의 근거가 되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미국 '액트지오'를 자문업체로 선정하는 과정과 해당 업체의 전문성 등 관련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추가 검증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일 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대왕고래 탐사시추를 위한 케이싱 설치 용역'과 '대왕고래 탐사시추를 위한 시추작업 현장감독' 관련 계약 자료는 당초 '부분공개 자료'였지만 자료 제공기관인 한국석유공사의 공개여부 수정으로 관련 자료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는 동해 울릉분지 지역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조사해왔다.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와 함께 석유·가스 재강 가능성이 높은 7개 유명구조를 설정했는데 이것이 '대왕고래' 프로젝트다.
케이싱은 시추된 곳을 보호하기 위해 외곽에 강한 관을 설치하는 작업을 의미하는데, 석유공사가 이런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용역 관련 자료와 시추 작업 관련 자료 일부를 공개했다가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정보공개제도는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업무 수행 중 생산하고 접수해 보유하고 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면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국정운영에 대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정보 △국가시책으로 시행하는 공사 등 대규모 예산 투입사업 관련 정보 △예산집행의 내용과 사업평가 결과 등 행정 감시를 위해 필요한 정보 등이 정보공개 대상이다. 다만 △국익을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 △공개될 경우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정보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 등은 비공개 대상정보로 지정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 검토 결과 이미 일부 공개키로 결정됐던 대왕고래 관련 자료들이 이후에 돌연 비공개로 전환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의 입장을 요청했지만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
한편 정부는 동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국회 자료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액트지오와 석유공사 간 주고 받은 공문에 대해 '영업 기밀'을 이유로 국회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산업부 최남호 2차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회의 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관련 자료는) 해저 지형도가 다 나오는데 이것을 공개하면 안보상으로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국민에게는 공개되지 않더라도 적절한 방법으로 국회가 열리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고, 의혹 해소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