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극우' 약진…'우향우' 속도 빨라진다

'참패' 마크롱, 의회해산 선언 30일 조기총선

유럽의회 선거 포스터.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중도우파가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극우정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럽 정치 지형의 '우향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가 이날 오전 0시 발표한 잠정 예측 결과 현재 제1당 격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91석(26.53%)을 확보해 유럽의회 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1차 예측 결과에서는 181석이었으나, 개표가 먼저 끝난 회원국 집계 결과 등이 반영되 과정에서 예상 의석 수가 더 늘어났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제1당 자리는 안정적으로 지킬 것으로 보인다. EPP도 선거 결과를 두고 '승리'를 일찌감치 자축했다.
 
제2, 3당도 자리는 지켰지만, 영향력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5석(18.75%)을 차지, 의석 비중이 현 의회(19.7%)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현재 102석(14.5%)에서 크게 줄어든 83석(11.53%)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친환경 기후정책 추진에 앞장섰던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은 현재 71석(10.1%)에서 크게 줄어든 53석(7.3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강경우파와 극우 성향 정치세력은 약진했다. 다만 선거 전 여론조사 수준에는 미치진 못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압승하거나 확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강경우파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은 현재 69석(9.8%)에서 71석(9.86%)으로,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7.0%)에서 57석(7.92%)으로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현 의회와 비교하면 ECR과 ID 의석 총합은 10석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정치그룹에 속해 있지 않은 '무소속'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독일대안당(AfD)은 독일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2위를 차지, 유럽의회에서 적어도 1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정당에 참패할 것으로 알려지자 TV 연설을 통해 전격 의회 해산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프랑스에서는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약 32%의 득표율로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르네상스당(15.2%)을 압도적으로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출구 조사 결과대로라면 RN은 유럽의회 선거 역사상 프랑스 단일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3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
 
르네상스당 참패에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상 연설을 통해 "프랑스 헌법 제12조에 따라 국민 여러분에게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주기로 했다"면서 "국회를 해산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의회 해산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의회와 정부 간의 갈등으로 정책 추진이 불가할 때나 대통령이 특정한 정치적 변화나 개혁을 밀어붙이고 싶을 때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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