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최초로 단일 대회 4년 연속 우승자가 탄생했다. 박민지(26·NH투자증권)이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박민지는 9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의 더레전드코스(파72·6563야드)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 등 2언더파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공동 2위 그룹 이제영, 전예성, 최예림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1년부터 박민지는 이 대회 4연패를 이뤘다. KLPGA 투어에서 한 대회 4년 연속 우승은 최초다. 이전까지는 고(故) 구옥희 전 KLPGA 회장과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 등의 3연속 우승이 최장 기록이었다.
박민지는 이와 함께 KLPGA 투어 단일 대회 최다 우승 타이 기록도 세웠다. 1990, 1992, 1994, 1996년 KL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고우순과 동률을 이뤘다.
이번 대회 박민지는 1, 2라운드 단독 1위까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루며 통산 19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을 받은 박민지는 KLPGA 최초로 통산 상금 60억 원( 60억4878만 원)을 돌파했다. 총상금 2위는 장하나(57억7049만 원)다.
이와 별도로 박민지는 대회 주최사 셀트리온이 4회 연속 우승 달성 시 내건 특별 포상금 3억 원도 거머쥐었다. 다만 특별 포상금은 KLPGA 공식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박민지는 이날 전반 9개 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며 간신히 단독 1위를 지켰다. 결국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로 전예성, 이제영에 공동 1위를 허용했다 .
하지만 박민지는 11번 홀(파3)에서 다시 단독 1위를 탈환했다. 7번 아이언 티샷이 그린 경사를 절묘하게 타면서 홀컵 약 1.2m에 붙어 버디를 낚았다. 흐름을 탄 박민지는 14번 홀(파5)에서 약 7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기를 잡았고, 18번 홀(파5)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경기 후 박민지는 "부담감을 안고 나선 한 주였는데, 4연패를 해냈다니 미친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 긴장을 많이 해서 말도 안 되게 3퍼트가 나오는 등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으나 기본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독이면서 했더니 마지막엔 잘 풀렸다. 하늘이 도운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마음도 챔피언다웠다. 박민지는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할 것"이라면서 "제가 머리 쪽 신경통으로 아파보니 아픈데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 병원과 어린이, 독거노인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예원은 공동 13위(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다만 시즌 상금(6억5843만 원)과 대상 포인트(249점)에서 1위를 지켰다. 김민별은 공동 25위(3언더파), 황유민은 공동 45위(이븐파)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