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에 반발한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보내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탈북민단체들이 또다시 북한에 대북 전단과 생필품 등을 살포했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탈북민단체 큰샘과 겨레얼통일연대는 각각 쌀과 USB 등이 담긴 페트병 500개와 대북 전단 20만 장을 살포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6일 대북 전단 20만 장을 살포했는데 이틀 만에 3개 탈북민단체가 대북 전단을 날려보낸 것이다.
큰샘 박정오 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인천 강화도에서 쌀 500kg과 한국 드라마, 찬송가 등이 담긴 USB를 페트병에 넣어 북쪽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USB에 '사랑의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 3~4편과 미국 액션 영화도 담았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영화 '파묘'가 USB에 담겼다고 보도했지만, 박 대표는 파묘는 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탈북민단체인 겨레얼통일연대도 전날 오후 9~10시쯤 대형 풍선 10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북 전단 20만 장 등을 담아 북한 방향으로 날려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초단파 라디오 100개와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미국 상·하원 의원들의 대북 방송 메시지 등이 수록된 USB 600개도 풍선에 담았다고 전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도 지난 6일 경기도 포천에서 북한을 향해 대북 전단 20만 장을 살포했다.
현재 북한은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며 위협했고 실제로 지난달 28일부터 1천개 가까운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GPS 교란 등 도발도 감행했다.
이후 북한은 "반공화국 삐라(전단) 살포를 재개하는 경우 발견되는 양과 건수에 따라 100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집중 살포하겠다"며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조건으로 오물 풍선 도발을 멈췄다.
하지만 탈북민단체는 대북 전단을 계속 날려 보내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 역시 자제를 요청하는 등 제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날 큰샘의 박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2주 뒤인 6월 21일에서 24일 사이에 물 흐르는 동향을 보고 다시 보낼 것"이라며 "내용물은 이번과 똑같지만 구충제를 추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겨레얼통일연대 장 대표도 "앞으로도 남풍이 불면 부는 대로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탈북민들의 대북 전단 살포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에 북한이 오물 풍선으로 대응하면서 국내에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풍선이 떨어져 차량이 파손되는 등 재산상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북한의 오물 풍선이 처음 남하한 지난달 28일부터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다음날인 이달 3일까지 112에 접수된 신고 건수만 961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