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 호통, 눈물 연기…' 국가대표 김연경, 재치 넘치는 마지막 인사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 연합뉴스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 'KYK 인비테이셔널 2024'. 김연경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약 6000명의 배구 팬이 경기장에 운집했다.

경기는 '팀 대한민국'과 '팀 코리아'로 팀을 나눠 펼쳐졌다. 1세트는 25점, 2세트는 50점을 기록하면 종료되고, 3세트까지 70점을 먼저 돌파한 팀이 승리하는 누적 점수제로 진행됐다.

'팀 대한민국'은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대표팀을 지휘한 김형실 전 감독을 필두로 김연경, 김수지(흥국생명), 한송이(은퇴), 황연주(현대건설), 임명옥(한국도로공사) 등 12명으로 이뤄졌다.

이에 맞선 '팀 코리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여자 대표팀 사령탑인 이정철 전 감독을 비롯해 양효진(현대건설), 배유나(한국도로공사), 김희진(IBK기업은행), 김해란(은퇴), 이고은(흥국생명)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김연경. 연합뉴스
2005년 국가대표로 데뷔한 김연경은 2012 런던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두 번의 4강 신화를 이끄는 등 한국 배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김연경은 2020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태극 마크를 반납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대표 은퇴 행사가 미뤄졌고, 3년 만에 은퇴식을 치르게 됐다.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 해온 언니들과 뜻깊은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 김연경은 팬들 앞에서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김연경과 평소 친분이 있는 방송인 유재석과 이광수 등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연경은 이들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 '코리아 넘버원', '틈만나면'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첫 세트는 '팀 대한민국'이 25대16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세트 도중에는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양효진이 잠시 코트를 밟기도 했다.

김연경은 1세트 종료 후 팬들과 함께 이벤트를 즐겼다. 팬들은 김연경이 직접 때린 공을 리시브로 받아냈다. 김연경은 팬들이 공을 받지 못하면 장난으로 못마땅해하는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팀 득점에 기뻐하는 김연경. 연합뉴스
이어진 세트는 더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추격에 나선 '팀 코리아'가 30대30 동점을 만든 뒤 두 팀은 43대43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이번에도 50대46으로 '팀 대한민국'이 승리했다.

2세트 종료 후에는 가수 테이의 공연이 진행됐다. 김연경은 공연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듯한 포즈를 취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경기는 마지막 3세트에서 70점을 먼저 채운 '팀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났다. 70대60으로 '팀 코리아'를 꺾었다.

경기 후 김연경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 12명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김수지, 양효진, 황연주,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효숙(임정은으로 개명), 한유미가 함께 자리를 빛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