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성> 춘천의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춘천에서 자라서, 미국 유학 끝에 외국이나 서울에 자리 잡지 않고요, 춘천으로 돌아와 아름다운 건물을 지었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들었고요, 지역민들을 위한 수준 높은 강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핏 들으면 무슨 일을 하는 분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최진성의 위클리오늘, 이 시간에는 주목해야 하는 젊은 건축가, 신디자인랩건축사사무소에 신정엽 대표와 말씀 나누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정엽> 네, 안녕하세요. 저는 신디자인랩 건축사사무소에 신정엽 소장이라고 합니다.
◇ 최진성> 네, 소장님?
◆신정엽> 건축사 사무소에서는 보통 소장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요. 사업자 등록상으로는 대표로 돼 있는 게 맞습니다.
◇ 최진성> 그럼 오늘 호칭을 제가 사용을 한다면 소장이 더 편하시겠네요. (아무거나 다 좋습니다) 하하. 저희가 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CBS하고의 인연이 또 있으시다고요?
◆신정엽> 제가 한 26~27년쯤에 CBS가 운교동에 있을 때 그때 인터뷰 때문에 한 번 온 적이 있었습니다.
◇ 최진성> 그때면 그러면 뭐 초등학교? 중학교?
◆신정엽> 중학교 2학년인지 아마 그쯤인데요. 그때 춘천시에서 연극제를 하는 게 있었는데 그때 제가 주연을 맡은 연극이 있어서 그거를 소개하러 당시에 감독님이랑 저랑 다른 배우랑 셋이서 한번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여기 셔츠에다가 꽂는 마이크를 했는데 하기 전에 PD님께서 인터뷰하다 보면 꼭 자기 몸을 치는 분들이 많은데 마이크를 좀 치지 말아달라고 강조를 했던 기억이 좀 남습니다.
◇ 최진성> 하하. 오늘은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20여 년 만에 다시 CBS에서 인터뷰를, 하지만 20여 년 전에는 연극을 주제로 이야기했다면 오늘은 '건축'이라고 하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게 되겠는데요. 저 역시도 CBS와의 오래 전 인연을 말씀해주시니, 진행하는데 앞서 뭔가 좀 벅참이 있네요. 신디자인랩 건축사사무소, 강원CBS와는 위치적으로 보면 이웃이에요. 근처에 있어서 더 반가운 마음도 있는데요. 그런데 원래 춘천에 있었던 게 아니라면서요?
◆신정엽> 제가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창업을 했을 때 처음에 성신여대 근처에서 스튜디오를 오픈해서 거기서 일을 하다가 성수동으로 이전을 해서 한동안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사옥 이전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남양주랑 춘천이랑 최종까지 고민을 하다가 춘천으로 오게 돼서 사옥을 짓고 지금 현재 일을 여기서 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건물을 새로 다 지은 건 언제쯤이에요?
◆신정엽> 저희가 작년 1월달에 입주를 해서 이제 한 1년 조금 넘었습니다.
◇ 최진성> 궁금했어요. 강원CBS 이웃에 건물을 짓길래 '저곳은 어떤 곳일까'부터 시작해서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오늘 들려주실 이야기가 참 다양합니다.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도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말씀 중에 미국에서 공부를 하셨다고 했는데 어디에서 하셨어요?
◆신정엽> 예일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 최진성> 예일 대학교라고 하면,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아이비리그? 맞나요?
◆신정엽> 맞습니다. 학부 때는 한국에서 고려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다음에 미국의 예일 대학교에서도 건축학 석사를 졸업을 했습니다.
◇ 최진성> 그러면 원래 건축 분야를 오래 공부를 했던 건데요. 아니,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하다가 또 미국까지 가서 공부를 이어간 이야기도 좀 궁금하거든요.
◆신정엽> 유학을 결정했을 때 여러 가지 제 생각도 있었고 외부적인 여건도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환경적으로 제가 03학번이고 당시 학교에 건축학 5년제가 처음이었어요. 지금은 5년제 학교들이 많이 생겼는데 4년제에서 5년제로 바뀌면서 교과과정 체계가 좀 잘 잡혀있지 않았었어요.
(5년제로는) 제가 1회기 때문에 그래서 조금 더 깊이 있게 건축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첫 번째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고대의 분위기가 유학을 좀 많이 가는 분위기였어요. 선배님들도 가고 저희 동기에서도 많이 지원을 하는 분위기라서 같이 이렇게 서로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아서 좀 어렵지 않게 준비를 할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랬고요.
또 외부적인 걸로는 그때 강원도에서, 지금도 진행을 하고 있는데요. '강원 미래인재 장학금'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래서 각 분야마다 인재를 선발해서 해외 유학 경비의 일부분을 보조해주는 게 있었어요.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되고 해서 이렇게 유학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최진성> 보통 우리가 흔히 해외 명문대학이라 불리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면, 여러 분야나 여러 분야로 나갈 수 있었을텐데,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와서 서울을 거쳐 다시 춘천 서면으로 오게 됐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신정엽> 이게 지나고 보면 사실 참 신기한 걸 수도 있는데요. 저는 원래 졸업하고 나서 미국 회사 아니면 영국 회사 건축설계사에서 일을 하겠다고 예상을 했습니다. 거기서도 오퍼가 오긴 왔었는데요. 마침 그때 한국에서 작은 일이 하나 들어온 게 있었어요.
그래서 그 일을 한번 마무리하고 일이 이어지지 않으면 언제든, 미국이나 영국은 우리나라처럼 딱 그 나이가 정해져서만 취업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돌아가야지 하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들어와서 운이 좋게 이 일이 계속 이어져서 눌러 앉게 됐습니다.
◇ 최진성> 건축가이시지만 또 지역에 대한 관심도 많이 있으시다 들었어요.
◆신정엽> 처음에는 건축에 되게 좀 몰두해 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스타 건축가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가장 유명한 건축가가 될 수 있을까'가 제 건축 초기 단계의 꿈이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개인이 혼자만 디자인을 잘한다고 해서 그 설계권을 받고, 그게 유명한 건축물이 되고, 유명한 건축가가 되는 구조는 아닌 부분도 좀 있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꼭 스타 건축가가 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스타 건축가가 한 명 나왔을 때에 내가 거기서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그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는, 그런 생각으로 저의 건축적인 생각도 좀 바뀌는 찰나였고요.
초기에는 당연히 누구나 그렇겠지만 일단은 자신의 안위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회사의 안위가, 회사가 다행히 운 좋게 안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회사를 유지를 시킬까' 하다가, 회사가 안정이 됐을 때 이제 주변을 좀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서울이 집값이 엄청나게 폭등할 때였고 마침 회사적으로도 저희가 그 당시에 서울 일만 하다가 전국적인 일을 수주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습니다. 굳이 사옥이 서울에 있지 않아도 되겠다는 그런 물리적인 상황(에 대한 해결)도 있었죠.
그래서 그러면 사옥을 지방으로 이전을 하자고 고민을 했었고요. 복합적이긴 한데, 그런 시간 중에 또 저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친구 중에 하나가 지금 서강대 정다훈 교수입니다. 그 친구가 썼던 책 중에 '평화 무임 승차자'라는 얘기가 있었어요.
그게 저희 세대가 산업화도 마찬가지고 민주화도 마찬가지고요. 근현대사에서 굉장히 혜택을 많이 받고 좋은 시절을 보냈다는 거죠.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같이 탑승해야 될 버스가 뭐가 있을까'라고 좀 둘러봤을 때 지역 소멸이라는 엄청난 큰 이슈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지역 소멸 문제에 있어서 '내가 무임승차자가 아니라 이번에 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되겠다'라고 판단을 해서 이렇게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춘천으로 이전을 하게 됐습니다.
◇ 최진성> 이 시대에서 필요한 부분,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 그게 이제 지역 소멸이었네요. 소장님의 고향이 춘천이시죠?
◆신정엽> 네, 춘천입니다. 아무래도 춘천 출신이고 강원도민이자 춘천시민이니까 '언젠가는 나이 들면 다시 내려와야지'라고 생각도 하고 항상 지역에 있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요. 이렇게 일찍 내려올지는 몰랐죠. 하하. 저희 부모님도 처음에는 놀라셨고요.
◇ 최진성> 하하하. 춘천에 다시 와서 참 여러 활동들을 지금까지도 해오고 있으세요. 그중에 하나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장학재단이라고 하면 더 정확할까요? 여행 장학생을 선발해서 운영을 하고 있으십니다.
◆신정엽> 저희가 국내 건축사 사무소에서는 최초로 광역지자체랑 매칭 펀드로 장학금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정확한 명칭은 '강원특별자치도·신디자인랩 건축사사무소 여행 장학금'입니다.
매년 한 2천만 원 정도의 예산으로 저희와 강원특별자치도랑 반반 예산을 부담해서 약 한 10명 정도의 학생을 선발해서 해외 여행을 가는 항공권이나 호텔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벌써 한 5~6년 정도는 된 것 같아요. 저도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코로나 때문에 끊긴 거 외에도 그 이상은 된 것 같습니다.
◇ 최진성> 운영은 지금까지도요?
◆신정엽> 네, 얼마 전에 저희가 올해 학생들도 선발을 했고요. 그래서 올 여름방학 기간에 학생들도 여행 장학금을 받아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최진성> 다녀온 학생들의 후기라고 해야 될까요? 뽑힌 학생들을 보니 어떠신가요?
◆신정엽> 저희가 선발한 학생들이랑 성과 공유회를 1년에 한 번 정도는 하거든요. 갔다 와서 찍은 사진들이나 영상들, 이후에 자기들이 느낀 점들을 간략하게 발표하는 자리를 가져요. 그래서 작년에도 그런 행사를 했는데 굉장히 좀 뜻 깊고 보람차기도 하고 이 학생들이 성장하는 게 확실히 보여지긴 하더라고요.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진성> 지역 소멸에 대한 어떤 사명감이 투철한 느낌도 좀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아까 책에서도 나와 있겠지만 산업화와 민주화의 수혜자로서 어떤 무임승차하지 않기 위한 부채 의식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것도 좀 있으신 것 같습니다만.
◆신정엽> 사실 저는 다른 분들처럼 거창하게 '지역 소멸을 몸으로 막겠다' 이 정도는 아니고요. 제가 하는 전공 분야가 건축과 도시 계획이다 보니까요. 각 지방의 이런 지역의 장소들이 사라지면 결과적으로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분야가 굉장히 줄어들고, 도시와 장소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그러면 한국 건축계의 전반적으로 엄청난 큰 손실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전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 이 지역 소멸을 막는 것에 대해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됩니다.
◇ 최진성> 보통 우리가 건축사 사무소라고 하면 의뢰인으로부터 의뢰를 받아서 설계하고 또 이제 건축까지 하는 어떤 그런 일반적인 과정들을 생각하는데요. 지금 잠깐의 설명을 통해서도 청취자분들이 아시겠지만 여러 관심 분야, 또 지역에 대한 활동들 있으신 것 같아요. 그중에 하나가 보니까 '그랜드 렉처(Grand Lecture) 시리즈 2024'라고 하는 게 있네요. 단순히 강연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에는 연사들을 보니 더 큰 행사로 느껴지는데요. 어떤 프로그램인지 소개를 해 주시죠.
◆신정엽> '그랜드 렉처 2024'는 저희 신디자인랩 캠퍼스 안에 강연장인 오디토리움에서 매달 1~3명 정도의 강연 연사를 초청해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3월부터 시작을 했고요. 제가 서울에 있을 때는 다른 형식의 다른 포맷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가 올해 처음으로 '그랜드 렉처'라는 이름을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 최진성> 보니까 거의 매달 이벤트들이 있어요. 이번 달에도 굉장히 큰 프로젝트, 그리고 또 강연도 준비돼 있던데요?
◆신정엽> 이번 달에는 저희가 6월 22일 전후해서 '춘천 아르로드 제2회 축제'를 저희 사무실 전역에서 진행을 합니다. 춘천 아르로드는 아트로드(art road)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은데 1회는 춘천 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했는데 예전에 미술 관련된 행사나 전시가 단순하게 이렇게 좀 전시관에서 좀 딱딱하게 진행됐다면 최근에는 호텔을 빌려서 하거나 아니면 공원에서 진행하거나 이렇게 좀 열린 공간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올해의 이 아트로드 행사는 저희 춘천 사무실에서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 최진성> 21일부터 25일까지 일정으로 되어 있는데 가면 그러면 뭘 볼 수 있는 거예요?
◆신정엽> 일단 주체는 저희 사무실에서 하는 건 아니고요. 저희는 운영 지원과 장소 지원을 해드리는데 그 주관은 포스터를 봐야 되겠지만 춘천시 미술협회에서 주관을 하게 되거든요. 오시면 관내 작가분들과 그리고 국내를 대표하시는 작가분들도 많이 오세요.
그중에 대표적인 작가분이 이제 박서보 선생님 작품도 춘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좀 보기 힘든 작품들도 이렇게 춘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판단됩니다.
◇ 최진성> 이번 달 22일에도 보면 한석진 교수, 임경희 다큐멘터리스트 등 각 분야에서 정말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을 초대해서 또 강의 계획도 있는데 이런 부분들 섭외도 다 이렇게 관여를 하시는 거죠.
◆신정엽> 섭외도 저희 사무실 외에 YP라고 저희 친구들이 만든 그 단체가 있어요. 영 프로패셔널즈(Young Professionals)라고 그래서 그 청년으로 구성돼 있는 비영리단체가 있는데 거기 친구들이랑 저희랑 같이 해서 다양한 연사분들을 섭외를 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연사분들이 유력 정치인분들도 계시고 과학자분들도 계시고 그 영향력이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희가 1회 이후에는 점점 이런 분들이 아마 없어질 거예요. 왜냐하면 저희의 그랜드 렉처의 목표는 유명인을 세우는 강연 프로그램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1회다 보니까 그 상징성을 위해서 (유명인을) 세웠지만 나중에는 시민이 강의하고 시민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그 강연을 만드는 게 목표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첫 해여서 포스터에서 낯익은 이름들이 있겠지만 아마 내년이나 후년으로 갈수록 우리 이웃의 이야기, 그리고 내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그런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 최진성> 이런 사실 형태의 모습을 저도 들은 적이 있는데, 파주에서도 보니까 그 마을에 지내는 분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인데, 각자가 강연자가 돼서 또 마을을 위해 각자 생각하는 이야기들을 이런 방식으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또 그 강연을 듣고 하는 모습들이 생각나네요. 결국에 이 그랜드 렉처 역시도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모습들은 그런 모습들인 거네요.
◆신정엽> 네, 누구나 다 참여하고 맞습니다.
◇ 최진성> 사실 건축가신데 건축 외의 이야기들을 참 많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만큼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궁금했고 또 지역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는 이야기에 대해서 또 청취자분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거든요. 이번에는 정말 이 건축이라고 하는 분야 얘기를 해볼게요. 설명 중에 건축사 사무소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얘기를 하셨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사무소의 이미지는 그냥 건물 있고 거기에 사무실이 있고 이런 부분인데, 아까 표현 중에 오라토리움도 있고 그리고 실제 가보면 다양한 공간들이 있더라고요.
◆신정엽> 일단 공간적인 소개를 먼저 드리자면 저희 사옥에는 카페테리아가 있습니다. '아르케이프 커피'라는 커피숍이 하나 있고요. 2개 층에 걸친 갤러리 공간이 존재해서 거기서 저희가 각종 전시나 아니면 대관 행사, 팝업 스토어 이런 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 100인 정도 수용이 가능한 강당인 오디토리움이 있는데 여기서 그랜드 렉처나 아니면 갤러리에서 전시가 있을 때 아티스트 토크,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도록 구성을 해놨습니다.
그리고 옥상에 루프탑 가든이 있어서 거기서 간단한 연회나 아니면 리셉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들도 같이 만들어 놨습니다.
◇ 최진성> 건축사시니까요. 보통 공간에 어떤 철학이 담겨 있다 이렇게도 볼 수가 있겠네요.
◆신정엽> 네, 맞습니다. 저희 건물뿐 아니라 저희가 건축물을 설계할 때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건물을 설계하는데요. 첫 번째는 '어떻게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그래서 단순히 예쁜 건물이 아니라 여기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끼리의 그런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단차를 주고 어떻게 사람을 모으고 담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했고요.
두 번째는 '어떻게 지속 가능한 장소를 만들까'해서 재료 선택이나 아니면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 예시로 꽃지 해수욕장 공원에서는 저희가 해안 침식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공원을 설계했어요. 그 결과 좋은 수상을 많이 하게 됐었는데요. 그게 바로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세 번째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면서 모든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최진성> 그래서 사무소가 사실 지난해 초부터 운영을 하고 있지만 '준공을 다 했다'고는 생각을 안 하신다고요?
◆신정엽> 네, 왜냐하면 건축물이 지어지면 바로 준공 사진을 보통 한 달 안에 찍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걸로 홍보도 해야 되고 잡지에도 촬영을 해야 되고 하니까요. 그런데 저희는 아직 물론 이 미완성된 부분도 있긴 있지만, 조경 부문이라든지 아니면 공간에서의 완벽한 계획이 다 안 갖춰져 있는 부분들도 있어서 아직 준공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 최진성> 왜요?
◆신정엽>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중정, 중앙정원에 10그루의 계수나무가 심어져 있는데요. 초기에 저희가 디자인을 했을 때는 그 붉은 벽돌 위로 계수나무가 한 2~3m 정도 올라와 있어야 이 건물이 완성이 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 사이즈의 계수나무를 구할 수가 없었어요. 운송을 해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 5년 뒤쯤에 이 계수나무가 성장을 하면 저희가 원했던 그 공간에 그림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 아마 본격적인 준공 사진을 찍지 않을까라고 생각됩니다.
◇ 최진성> 그 계수나무가 자라서 현재 건물 높이를?
◆신정엽> 넘어가야 됩니다.
◇ 최진성> 넘어가야지 준공이다, 재밌네요. 그럼 아직까지는 미완성이다?
◆신정엽> 네, 아직 미완성입니다.
◇ 최진성> 아마 여기 지나가시면서 아마 보시는 분들은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하. 언제 준공되나 이야기 나누다 보니까 벌써 마쳐야 될 시간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신디자인랩 건축사사무소, 앞으로 사실 행보와 계획이 더 궁금해집니다. 가지고 있는 꿈, 계획 모두 말씀해 주시죠.
◆신정엽> 제가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꿈이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서울시장이 되는 거, 그리고 두 번째는 대한민국에서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다시 개최된다면 개막식 총감독으로 하는 거, 그리고 마지막은 남북 평화협정이나 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지금 DMZ 지역에 평화를 상징할 수 있는 공원이나 건축물에 대한 설계를 진행하는 것. 이렇게 이 세 가지의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중에 이제 서울시장의 꿈은 사실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단순히 저는 도시적인 차원에서 접근을 해서 시장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외에 정치적인 문제라든지 아니면 개인의 서로 다른 이익 때문에 그게 변질되는 모습들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그 꿈은 이제 버리기로 했고요.
아직 나머지 두 가지의 꿈, 개막식 감독과 평화공원 설계 등의 꿈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신디자인랩 건축사 사무소로서의 계획은, 저희가 아마 강원도 내에서는 유일하게 도내의 매출보다 도 외에 매출이 큰 설계사 사무소예요. 근데 이후 5년 안에는 국내의 매출보다 국외에 매출이 높은 건축사 사무소가 되는 게 내부적으로 목표입니다.
◇ 최진성> 역시 다르네요. 굉장히 젊으시기도 하고 또 가지고 있는 생각들도 다르고요. 특별히 또 지역에 대한 마인드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러 가지를 잘 결합해서 활동을 잘 하시다가 앞으로 또 모셔서 그동안에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또 나눠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진성의 위클리오늘, 신디자인랩 건축사사무소 신정엽 소장과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정엽>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