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다수의 희생자를 낳은 가자지구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학교 공습에 미국산 정밀폭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UNRWA측은 지난 6일(현지시간) 공습으로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 수는 35~45명 사이이지만 아직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장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무기 전문가들을 인용해 6일(미 동부시간) "해당 공습에 미국산 정밀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두 개의 GBU-39 소구경 폭탄의 노즈콘(nose corn)이 영상에 포착됐다. 노즈콘은 폭탄의 앞부분으로 원추 모양이다.
GBU-39는 무게 110kg의 정밀 유도 활강 폭탄으로,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개발됐다.
전직 미 육군 폭발물 처리 기술자인 트레버 볼(Trevor Ball)은 파편 영상을 검토한 뒤 "탄약의 독특한 노즈콘이 건물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관통하는 데 사용됐다"며 "GBU-39의 장점 중 하나는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건물의 잔해와 구멍이 GBU-39 노즈콘을 사용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누세라이트 난민촌 일대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학교 내 하마스 근거지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이 학교에 숨은 무장세력을 겨냥했다는 말이지만, 해당 시설에는 이번 전쟁으로 난민이 된 민간인이 대거 몰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그 동맹 세력이 UNRWA가 운영하는 학교나 병원, 기타 민간 인프라를 작전센터로 이용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하마스측은 학교에 지휘부가 은신하고 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GBU-39는 지난달 26일 최소 45명의 사망자를 낳은 라파 난민촌 공습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정부는 사망자 명단을 포함해 이번 공습과 관련한 정보를 더 공개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합법적인 군사 목적을 달성하려고 할 때 민간인 피해 수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정밀하고 작은 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압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