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노르망디 80주년 기념식서 '민주주의' 재강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에서 열린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80년 주년 기념식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싸워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콜빌쉬르메르 미군 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80년 전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마저 내놓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1944년 6월 6일 단행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으로, 연합군이 나치 독일에 함락당한 프랑스를 해방시키고 유럽을 탈환하는데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80년 전 영웅들이 맞서 싸운 어둠의 세력을 알고 있고 그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며 "침략과 탐욕,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욕망, 무력으로 국경을 바꾸려는 욕망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를 언급하며 "지배에 집착하는 폭군에 의해 침략당했지만 우크라이나인은 비범하고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며 "반면 러시아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35만 명의 군인이 죽거나 다쳤고 러시아에서 미래를 그릴 수 없는 100만명이 러시아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단결됐으며 침략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더욱 준비돼 있다"며 "우리가 물러선다면 우크라이나는 정복당할 것이고 거기서 끝나지 않고 유럽 전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역사가 말해주듯 자유는 공짜가 아니고 민주주의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 만큼 모든 세대가 이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특정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은연중 올 대선에서 맞붙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던 임기 마지막 국정 연설을 필두로 주요 연설에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해 힘주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방조해 사실상 대선 전복 시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반(反)민주주의'로 낙인찍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메모리얼 데이'(미국의 현충일) 연설에서 꺼낸 화두도 다름 아닌 '민주주의'였다.
 
여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유세 과정에서 나토에 대해 "유럽의 나토 국가들이 적정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공격하도록 부추기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한편, 프랑스 정부가 이번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연합군 주요 일원이었던 러시아(구 소련)측에 초청장은 보내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5주년 기념식에 이어 이날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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