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5일, 국민의힘은 여야의 의사일정 합의 없이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회의가 강행됐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대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앞에 자리를 잡고 민주당 규탄 시위에 나섰다.
이날 본회의에 항의 차원으로 홀로 참석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도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며 "거대 야당이 힘자랑으로 막무가내로 국회를 끌고 간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45.1%의 민심을 존중하지 않고 짓밟고 조롱하고 있다"며 "거대 야당은 총선 민의를 따라야 한다며 일방 독주를 강행하지만 그것은 총선 민의를 오도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18대 국회를 기억해 달라. 당시 한나라당은 153석, 민주당이 81석이었다. 의석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라는 대의 앞에 본회의를 열지도 의장단을 선출하지도 않았다"며 "이번 총선 민심은 협치의 복원이고, 야권을 200석에 미치지 못하게 한 민심의 뜻은 협치하고 대화를 통해 국민을 위해 함께 일하라는 국민의 명령이었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가 연설 중이던 이날 오후 2시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본회의장 출입구 앞에 도열한 채 "합의 없이 의회없다", "의회독재 중단하라", "입법폭주 포기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22대 첫번째 본회의조차 의사일정 협의 없이 민주당 일방으로 강행 개최됐다"며 "입법부 수장으로 국회를 대표하는 의장을 뽑는 선거조차 민주당의 의원총회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거대 야당은 대한민국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국회의 수준을 퇴보시켰고, 정치권에 대한 국민 걱정과 불신을 더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자유 발언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4년 전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민주당의 '독주'를 경험했던 주호영 의원은 "민주당에 다시 한 번 경고한다"며 "꼭 21대의 실패를 되풀이해야 되겠느냐"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성공한 민주주의는 자제와 양보로 이뤄진다는 것을 똑똑히 알면 좋겠다"며 "힘 자랑하고 힘을 쓰면 힘으로 망하고, 힘 때문에 넘어지고, 자살골이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방탄, 민생 방치, 입법폭주 포기하라", "협치상생 살려내고, 민주주의 지켜내자" 등의 구호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