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결성된 수퍼플렉스는 야콥 펭거,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라스무스 닐슨으로 구성됐다. 30년간 자본의 불균형, 일상적 소비지상주의, 지적재산권, 이주민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현 시대를 작동시키는 시스템과 구조를 통찰하는 작업을 해왔다.
"인간의 모든 권력 구조는 사회적 구성물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권력 체계도 바꿀 수 있다. 마찰이 있는 곳을 보면 예술가로서 그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수퍼플렉스의 생각이다.
이번 전시는 기후 시스템과 경제 시스템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소개한다. 출품작 20점은 페인팅, 조각, LED 텍스트 설치작품, 인터랙티브 영상을 아우른다. 전시 제목 '피쉬 앤 칩스' 역시 출품작들이 소재로 다루는 해양 생물과 마이크로칩을 조합했다.
세라믹 조각 '투자은행 화분'은 시티그룹 본사 건물을 본뜬 모형에 환각을 유발하는 식물 협죽도를 심었다. 두 작품은 모두 경제 시스템과 관련된 것으로 거래와 시장 경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견지한다.
수퍼플렉스는 2019년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전시를 연 후 해양 관련 작업에 집중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사람들이 높은 고도로 수직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4일 국제갤러리에서 만난 수퍼플렉스는 "각각의 공간을 다른 세계로 향하는 인터페이스로 여겨달라. 작품에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 천천히 봐 달라"고 말했다.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는 "작가들이 예술적으로 그려낸 비평적 지형을 통해 우리가 현재 어디쯤 와 있고 인간이 아닌 종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지 사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