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발견된 빨간색 스프레이 낙서 관련 용의자가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이번 사안에 대해 중국 정부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을 질문받고서 "관계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생각되는 행위이고 이를 조장하는 동영상이 확산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관점에서 이번 사안 발생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우려를 표명했고, 아울러 중국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현지 법령 준수와 냉정한 행동을 하도록 주의 환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경찰은 지난 1일 '야스쿠니 신사' 이름이 새겨진 신사 입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을 뜻하는 영어 단어 'toilet'가 적혀있는 것을 확인했다.
같은 날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샤오훙수(小紅書)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야스쿠니 신사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낙서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에 현지 경찰은 이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기물손괴 등 혐의로 수사에 착수해 행방을 추적했으나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에 발동한 전쟁의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이라는 점"이라며 일본이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함으로써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 우익의 성지로도 통하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여러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시설로,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