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가 새 사령탑 김경문 감독(66) 취임 첫 경기를 치른다. 취임 일성으로 강점인 젊은 투수들을 중용하겠다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좌완 신인 황준서(19)가 김 감독의 한화 부임 첫 경기 선발로 나선다.
한화는 4일 경기도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kt와 원정을 치른다. 두 팀 모두 최근 10경기 6승 4패로 나름 호조를 보인 가운데 황준서는 이날 kt 좌완 에이스 웨스 벤자민과 선발 투수 대결을 펼친다.
전날 김 감독은 한화의 제14대 사령탑으로 공식 취임했다. 시즌 중 자진 사퇴한 최원호 감독의 뒤를 이어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
김 감독은 일단 올해는 포스트 시즌(PS)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시즌 잔여) 경기가 많이 남지 않은 만큼 젊은 선수보다는 나이가 있는 선수를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회를 주기보다는 검증된 선수들을 중용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김 감독은 "한화의 장점은 젊은 투수들이 좋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입단한 파이어 볼러 문동주, 김준서와 올해 신인 황준서, 조동욱에 2021년 입단한 김기중, 김규연 등이다. 김 감독은 "그 투수들을 바탕으로 한화가 점점 강해지는 팀이 돼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래서 '김경문 호'의 닻을 올리는 첫 경기에 황준서가 선발로 등판한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황준서는 지난 3월 31일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따냈는데 한화 선수로는 2006년 류현진(38) 이후 18년 만이었다.
당시 상대가 kt였다. 황준서는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며 3피안타 1실점 호투로 팀의 14 대 3 대승을 이끈 좋은 기억이 있다. 올 시즌 2승 5패 평균자책점(ERA) 4.06을 기록 중이지만 kt전에 나서는 만큼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당시 kt 선발도 벤자민이었다. 3이닝 만에 11안타를 맞고 11점을 내주는 최악의 투구로 패전을 안았다. 올해 벤자민이 8경기 4승 2패지만 ERA가 5.19나 되는 이유다.
다만 벤자민은 화끈한 설욕전을 펼쳤다. 지난 4월 24일 한화를 상대로 8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1개나 솎아내며 2피안타 1볼넷 1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냈다. 지난달 12일 두산전 1이닝 3실점 강판 뒤 3주의 휴식을 마치고 한화전에 복귀한다.
류현진의 복귀와 내야수 안치홍 영입 등 '윈 나우'를 외치다 날개가 꺾였던 한화. '명장' 김경문 감독을 영입해 재비상을 노리는 한화가 과연 새 사령탑의 첫 경기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