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경 통제' 행정명령 서명 예정…'급한 불' 끄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 대선 주요 이슈로 부상한 '남부 국경' 문제와 관련해 불법이민자들의 망명 신청을 금지하고 이들을 강제 추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4일 미국 남부 국경 주요 도시 시장들과 함께 이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을 유화적이라고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유권자들 상당수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 국경 정책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 온 점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변환을 이끈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실제로 WSJ가 지난 2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 중 71%는 이민·국경 보안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에 고조되자 올 초 국경 통제 법안을 내놓으며 의회 통과를 요청했다. 
 
해당 법안에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 수가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4000명을 넘어서면 대통령에게 국경을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는 국경 통제에 실패한 바이든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여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곧 서명할 행정명령도 앞서 통과하지 못한 법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을 것으로 보인다. 
 
법이 막히자 행정명령이라는 우회로를 찾은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국경 문제'에 대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이번 행정명령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지만, 표를 의식해 이민에 관대했던 자신의 소신을 굽혔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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