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사회' 멕시코 200년만 첫 女대통령…셰인바움은 누구?

멕시코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이정표'
마초문화 정치권 유리천장 깬 '역사적 승리'
유대인 이민 3세 "어릴 때부터 정치 관심"

연합뉴스

'남성 우월주의 국가'로 알려져 있는 멕시코에서 200년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이번 멕시코 대선이 정치권의 '유리천장'이 처음으로 깨진 "이정표적 선거"라고 평했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INE)는 2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이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INE는 전국의 투표를 반영하는 신속 표본 집계 결과 셰인바움 후보가 득표율 58.3%~60.7%를 기록해 26.6%~28.6%를 얻은 우파 중심 야당연합 소치틀 갈베스(61)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은 1824년 멕시코가 연방정부를 수립한 헌법 제정 후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 
 
셰인바움은 대선 출마 전까지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2018~2023년)을 지낸 엘리트 정치인이다. 원래는 공학도였다. 그는 멕시코 명문인 국립자립대(UNAM)에서 물리학과 에너지공학을 공부했으며 미국에서 에너지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셰인바움은 대학원생 시절 좌파 정당 '민주혁명당' 창당에 직접 참여하고, 적극적인 당원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학 후 멕시코에서 교수가 된 그는 2000년 수도인 멕시코시티의 환경국장(시 장관)을 맡으며 정계 진출했다. 현 멕시코 대통령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멕시코시티 시장이었을 때 그를 발탁했다.
 
셰인바움은 2006년까지 시 장관을 지낸 후 2011년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모레나를 창당할 때도 함께했다. 이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2018년에 멕시코시티 시장에 당선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5년간의 시장직을 수행한 뒤 2024년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이 시기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고 집권여당에 우호적인 여론은 셰인바움의 지지율을 최고 64%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셰인바움의 정치적 활동은 가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멕시코 언론에 "가족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정당 활동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셰인바움은 1962년 유대인 이민자 3세 가정에서 세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화학공학자였고 어머니는 세포생물학자였는데 두 사람 모두 적극적인 행동파 과학자였다. 특히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4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숨지자 이들은 시위에 적극 참여했다. 
 
셰인바움은 대선에 출마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 인프라 재건, 정부 부채 축소 같은 현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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