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3일 황선홍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지난달 21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이민성 감독에 이어 대전의 제15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지난 2020년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새롭게 출발한 대전의 기업 구단 전환 후 첫 사령탑을 맡은 황 감독은 4년 만에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당시 황 감독은 K리그2에서 대전의 승격을 이루지 못하고 시즌 중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후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민성 감독이 2022년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대전의 1부 리그 승격을 이뤘으나, 올 시즌에는 리그 최하위로 추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황 감독은 다시 대전 지휘봉을 잡으며 그 빈자리를 메우게 됐다.
구단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K리그1 11위에 머무는 등 위기를 타파하며 새로운 변화와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외 리그와 국가대표 팀에서 선수, 지도자로 풍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 선수단을 통솔하는 리더십과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선수 시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황선홍 감독은 2008년 부산에서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2011년부터 포항을 이끌며 2013년에는 정규리그와 FA컵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5년 동안 포항에 리그 99승, 3개의 트로피(정규리그 1회, FA컵 2회)를 선사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2016년에는 FC서울 감독으로 다시 한번 K리그1 정상에 올랐고, 2013년과 2016년에는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후 2020년 대전 사령탑을 거쳐 2021년에는 U-23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전승 우승으로 대한민국의 3년 연속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견인했다.
하지만 최근 행보는 좋지 않았다. 지난 4월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린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발목을 잡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이에 황 감독의 지도자 경력에 큰 오점이 생겼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대전은 다시 한번 황 감독에게 신뢰를 보냈다.
구단은 "황선홍 감독은 선수·지도자로 K리그, 해외리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등에서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 지도자"라면서 "ACL 진출 등 아시안 명문 구단으로 도약을 꿈꾸는 구단의 비전 달성을 위해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은 "대전하나시티즌이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재창단할 당시 첫 발걸음을 함께했던 만큼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다"라면서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쁜 마음이 크며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겨주신 구단에도 매우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팀이 현재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도 무겁게 안고 있다. 그동안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빠르게 팀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현재의 위기 극복을 넘어 구단이 꿈꾸는 비전 달성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과 하나 되어 화합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황 감독은 팀에 곧장 합류해 대전 사령탑으로 공식 행보를 시작한다. 오는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한 뒤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대전 사령탑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