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트럼프에 ''유죄 평결'…박빙승부에 변화올까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에서 배심원들로부터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박빙 양상인 11월 대선 표심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뉴욕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심리를 마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지난달 15일 재판이 시작된 이후 약 6주만이다. 배심원단은 전날부터 이 사건 관련 평결 심의를 시작했는데, 이틀만에 결과가 나온 것이다. 
 
배심원단 심의는 짧게는 몇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사안의 성격에 따라 길게는 몇주가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 재판에서 예상보다 빨리 유죄 평결이 도출되면서, 배심원단은 트럼프측의 주장과는 달리 '검찰의 기소와 핵심 증인들의 증언이 합리적이고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나는 무죄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 내에서 대기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배심원단의 평결 내용이 공개된 이후 "이것은 수치스러운 일이고 조작된 재판"이라며 "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정치적 마녀 사냥'이라는 주장을 이어가며 지지자들을 더욱 더 결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올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시 맞붙게 된 재선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배심원단의 평결 내용에 대해 SNS에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몰아낼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투표장에서"라는 글을 올렸다. 
 
이번 재판의 주심인 후안 머천 판사는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 내용을 확인하고 "오는 7월 11일 선고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불과 나흘 앞두고 선고가 내려지는 셈이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사건으로 최대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보여,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전까지 최종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 양상으로 진행중인 양 후보의 지지율에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로 앞서 ABC방송 여론조사에서는 4%,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는 6%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가 유죄일 경우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당시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3월 재판에 넘겨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 말고도 '1·6 의사당 난입 사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기밀문건 유출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