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0.5%로 지난 분기와 비교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계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신용카드 채권의 부실 비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로 전분기말(0.47%) 대비 0.03%p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0.09%p 상승한 수준이다.
부실채권 규모는 13조4천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9천억원 증가했다. 기업여신 10조7천억원, 가계여신 2조5천억원, 신용카드채권 2천억원 순이다.
신규 부실채권 규모가 4조5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천억원 감소했지만, 부실채권 정리 규모도 3조5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천억원 감소하면서 전체 부실채권 비율이 소폭 올랐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과 가계 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각각 0.61%, 0.27%로 전분기와 비교해 모두 0.02%p씩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신용카드채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1.61%로 전분기 말 대비 0.25%p 상승했다.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에 1금융권은 물론 2금융권의 대출 문턱도 높아지면서 취약차주들이 단기 카드대출로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실채권 비율은 코로나 19에 따른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으로 2022년 9월 최저점(0.38%)에 도달한 후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부실채권 비율이 0.77%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27조2천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5천억원 늘었다. 부실채권이 그보다 더 증가하면서 3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3.1%로 전분기 말보다 10.9%p 하락했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2019년 112.1%)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 등 잠재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