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경기에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고, 리그 2위에 올라 순항 중이지만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만족스럽지 않다.
염 감독은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SSG 랜더스 원정 경기에 앞서 지난 28일 경기에서 아쉬운 점을 돌이켰다. 이 경기에서 LG는 9회말까지 7 대 2로 넉넉한 점수 차로 앞서다 9회에만 3점을 내주고 7 대 5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따냈다.
이에 염 감독은 "5점 차인데 마무리까지 대기하고 마운드에 올라가야 했다. 답답하다"며 당시 속마음을 꺼냈다. 당초 염 감독의 계획대로라면 8회 김유영, 9회 이우찬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어야 한다.
하지만 8회 투입된 김유영이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흔들리면서 박명근을 투입하게 됐다. 9회 경기를 정리하기 위해 출전한 이우찬은 선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후속 3명의 타자에게 1루타와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하고 마운드를 유영찬에 넘겼다.
염 감독은 "투수를 한 명 쓰고, 안 쓰고의 차이는 감독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라며 "어제 계획이라면 투수 2명으로 경기를 끝냈어야 하는데 결국에는 다 쓰고 끝났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염 감독은 직전 경기에서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의 활약에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팀의 1선발 엔스는 그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올 시즌에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직전 경기에서 엔스는 6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번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날이었다. 염 감독은 "엔스에게 팔 각도에 대한 얘기를 계속했다"며 "커터를 줄이고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자고 얘기했는데, 어제 이 부분을 잘 실행했다. 직구도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다만 LG의 외국인 투수 엔스와 케이시 켈리는 이제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외국인 투수 교체를 위해 차명석 단장이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켈리와 엔스가 (최근에) 나쁘지 않았다. 이 경쟁 구도가 좋은 쪽으로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국인 선수는 잘 해야 하는 자리다. 결과를 내야 한다"며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냉정하게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수를 데리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문성주(좌익수)-김현수(지명)-오스틴 딘(1루수)-박동원(포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구본혁(2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마운드엔 임찬규가 오른다.
6연승에 도전하는 염 감독은 "현재 순위는 아무 소용 없다"고 단언했다. 염 감독은 "결국에는 팀을 얼마나 안정되게, 무리 없이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 우리 팀은 1등에 올라도 결국 내려올 전력이다. 1등을 할 수 있는 전력이 만들어지는 때가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시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