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은 연금개혁 논의 중 모수개혁이라도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자신의 제안을 거부한 여당을 향해 "채상병 특검 때문에 모든 것을 야당과 협력할 수 없다는 식의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 독재 정권때 쓰던 정치행태"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퇴임일인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렇게 밝히고 "독재정권 때는 올 오어 나싱 정치를 야당이 목숨 내걸고 단식투쟁하며 했는데 지금은 여당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을 운영하는 책임이 있는데 채상병 특검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며 "그건 그대로 하면 되는 거고 또 서로 타협해서 하면 된다"고 했다.
다만 진행자가 '그것도 중요하지만 이것도 온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냐'고 되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이뤄야 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을 함께 개혁하자는 얘기인데 그렇게 되면 이익단체가 구체적으로 조직화 돼서 반대 저항을 하니까 모처럼 합의한 것까지도 근본적으로 깨지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에 어차피 넘어갔는데 제가 아주 확실히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두 개를 함께는 못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아울러 재투표를 거치고도 최종 부결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충분히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조정안을 만들어드렸다. 그랬는데 이것도 여당이 절대로 협의 안 하고 무조건 부결시키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회의에 직회부된 7개 법안 중 김 의장이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되게 했던 전세사기 특별법 등 4개 법안에 대해 "여당과 정부가 깊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재의 요구를 하든지 할 때 과연 이게 맞는지 깊이 생각하고 판단해 달라"고 했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다.
한편 김 의장은 차기 의장을 뽑는 당내 경선에서 의장의 중립 문제가 도마에 오른 데 대해 "의장이 당적을 가지면 여당 입장에서 그 국회의장 말을 신뢰하겠냐"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의 대표로서 올바른 판단과 토론과 표결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국회의장의 책임 아니겠냐"며 "그러면 의장이 국회법 절차를 존중하면서 여야 의견을 최대로 들어서 가능하면 합의를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