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내야수 문상철(33)이 올 시즌 달라진 위상을 뽐냈다. 홈런왕을 6번이나 차지했던 선배 박병호(37)가 트레이드될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
문상철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4안타 5타점의 맹타를 펼쳤다. 팀의 12 대 3 승리와 함께 4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전 kt는 박병호가 구단에 방출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2021시즌 뒤 총액 30억 원에 계약한 박병호는 2022년 홈런왕(35개) 등극과 함께 98타점을 기록했고, 지난해도 타율 2할8푼3리 18홈런 87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해 44경기 타율 1할9푼8리 3홈런 10타점에 그쳤다.
대신 문상철이 주전 1루수로 도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문상철은 타율 3할7리 9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문상철은 이날 존재감을 입증했다. 3 대 1로 앞선 5회초 무사 만루에서 문상철은 행운이 따른 적시타를 날렸다. 빗맞은 타구가 우선상에 절묘하게 떨어져 2타점 적시타가 됐다.
이후 문상철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7회 2타점, 8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5타점으로 개인 1경기 최다 기록을 1개 더 늘렸다.
경기 후 문상철은 "원정 6연전의 시작인데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6이닝 1실점으로 3승째(5패)를 거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 대해서도 "그동안 승운이 따르지 않아 미안했는데 오늘 승리를 안겨줄 수 있었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이날 경기 후 kt는 박병호의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삼성 좌타 거포 오재일과 교환이다. 이에 대해 문상철은 "여기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하겠다"면서 "나중에 따로 (박병호 선배에게) 연락을 드리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재일도 전날까지 올해 21경기 타율 2할2푼2리 2홈런 7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 키움과 홈 경기에서 9회 1점 홈런을 날리며 반등을 예고했다. 6시즌 20홈런 이상을 날렸을 만큼 장타력이 있는 1루수 자원이다.
문상철은 오재일의 합류로 달라질 환경에 대해 "지금까지 주전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지난해 처음 100경기(112경기)를 넘게 뛰어 경험이 쌓인 만큼 올해 편하게 경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존재감을 키우며 올해 주전으로 도약한 문상철. 과연 오재일이 가세한 이후에도 활약을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