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할머니가 탈출하지 못했지만 아래층에 살던 청년이 방범창을 뜯고 구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밤 10시 49분쯤 경주시 강동면 유금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불은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음식물이 타면서 시작됐다.
음식물이 탄화되면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아파트 내부를 가득 채우면서 안에 있던 할머니는 탈출하지 못한 채 현관문을 두드렸다.
이 소리는 복도식 아파트 내부 통로를 타고 4층에 거주하는 최용제(28)씨에게 들렸다.
최 씨는 타는 냄새와 연기에 이상함을 느끼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까지 들리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어 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자 즉시 복도 방범창을 뜯고 유리창을 부숴 실내로 진입해 할머니를 구조했다.
할머니는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이송됐지만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아 안정을 취한 후 귀가했다.
아파트 화재도 다행히 음식물만 타고 불꽃이 확산되지 않아 큰 피해는 없었다.
최씨는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주위의 칭찬에 쑥쓰러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유현 경주소방서장은 "화재현장에서 이웃 주민을 위해 용기를 낸 최씨에게 감사드리며 소방관들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