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동안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지금의 수요대로 지어진다면, 원전 53기를 추가 건설해야 할 정도로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보고서가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AI 혁명에 부응한 선제적 전력공급·전력망 확충 긴요'라는 보고서를 내고 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 설계 과정에서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전력 수요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AI가 등장하면서 데이터센터의 기능은 '정보 저장'에서 '정보 생성'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AI 관련 데이터센터 설치와 운영을 위해선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서버의 연산에 40%, 냉각에 40% 전기가 사용되고, 나머지 20%는 다른 기기 작동에 활용된다.
데이터센터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에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5년 동안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는 732개이며, 소요 전력 용량은 4만 9397MW다. 이대로 지어진다면 1000MW(1GW)급 원전 53기를 추가 건설해야 할 정도의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송변소와 배전단 변압기도 증설해야 한다. 2022년 전국 배전단 변압기 용량은 13만 9265(MVA)다. 향후 5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공급하기 위해선 신규 수요 용량만 현재 설치된 용량의 1.34배에 이른다. 유재국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변압기 용량의 획기적 증설 없이 이렇게 많은 데이터센터의 건설·운영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 조사관은 AI발(發)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 전력공급 △적절한 전원구성 검토, △전력공급 비용과 통신망 비용의 종합적 고려, △데이터센터 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지원 체계 구축, △지하 개발 및 이용 활성화 등을 제언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전력 부족을 완화하면서 탄소밀도를 줄여야 하는 '이중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적정하게 확충하고, 전환과정에서 천연가스 발전 등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착공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적절한 전원 구성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