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측 "대통령 격노-사단장 배제 지시 없었다" 반박

VIP 격노설에 선 긋고 나서
공수처에 변호인 의견서 접수
"격노와 이번 사건 법죄 성립 여부 무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박종민 기자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4일 수사 외압의 첫 실마리로 지목된 'VIP(대통령) 격노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24일 "언론 보도를 통해 소위 VIP 격노설이 실체이며 그것이 범죄라는 억지 프레임이 씌워지는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관련 의견서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은 '대통령의 격노를 접한 국방 장관의 지시로' 해병대 1사단장이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처럼 주장하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의 격노를 접한 사실이 없다"며 "사단장을 빼라는 말을 대통령을 포함한 그 누구로부터도 들은 사실도, 누구에게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다. 이것이 실체적 진실"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국방부는 해병 1사단장을 포함한 4명은 혐의 유무에 대해 의견을 달지 않고 사실 관계를 적시해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며 "대대장 2명은 고발, 해병 1사단장 등 4명은 수사의뢰 형태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해병 1사단장이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도 없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의 '격노'와 이 사건 범죄 성립 여부는 무관한 사안이라는 주장도 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이 격노하면서 사단장을 배제하라고 지시했는데도 국방부가 1사단장을 수사대상에 포함해 경찰에 이첩했다. 국방부가 대통령 지시를 무시한 것인가"라며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의혹 자체가 틀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격노인지 여부는 발언자와 청취자 관계, 주관적 감정 등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다"며 "대통령이 차분히 지시했으면 죄가 되지 않고 격한 목소리로 말하면 죄가 되는가. 법률적 평가나 판단의 영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박정훈 대령을 소환 조사했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VIP 격노설 관련 발언과 해병대 관계자 증언 등을 토대로 김 사령관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박 대령과의 대질 조사도 추진했지만 김 사령관 측의 반대로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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