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어르신 지원 10년…"생계 안정·안전 강화되길"


[앵커]
폐지를 주워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으로 이들에 대한 통계조사를 실시했는데요. 폐지 수집을 통해 버는 돈은 한 달에 16만원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신교계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10년 전 실버자원협동조합을 설립했는데요. 그간 어떤 성과들이 있는지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한혜인 기잡니다.

22일 인천 계양구에서 실버자원협동조합 소속 어르신들이 일을 하고 있다. 이정우 기자

[기자]
박연임 할머니의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됩니다.

비교적 인적이 드문 시간 손수레를 끌고 거리에서 폐지를 주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연임(71) 조합원 / 실버자원협동조합
"(오전) 5시에 나와 가지고요. (오후) 5시 돼야 집에 들어가요. 보통 주워봐야 한 50kg 줍죠."

김영례 할머니의 하루도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김영례(78) 조합원 / 실버자원협동조합
"(하루에) 한 50kg? 50kg도 없어요. 폐지가."

인천 계양구의 올해 5월 단가 기준 폐지 1kg당 받을 수 있는 돈은 50원에서 70원 정도입니다.

1kg 당 깡통은 100원, 신문은 110원 등 종류마다 금액은 다르게 책정되지만, 하루 종일 일해도 마음 편히 밥 한 끼 먹기 어렵습니다.

폐지 줍는 어르신들은 실버자원협동조합에 가입한 이후 형편이 나아졌다고 말합니다.

실버자원협동조합은 생계형 폐지 수거 노인 지원을 위해 지난 2015년 설립됐습니다.

조합원들은 한 달에 18만원을 기본 지급받고 수거량에 따라 추가금을 받고 있습니다.

인천 계양구 해인교회에서 지원하는 무료 점심 식사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조합을 설립한 이준모 목사는 지난 10년의 가장 큰 성과 가운데 하나는 폐지 줍는 노인을 향한 정부의 관심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말 폐지 줍는 노인에 대해 처음으로 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폐지를 줍는 65세 이상 어르신은 4만 2천 명으로 일주일에 6일, 5시간 넘게 폐지를 주워 월 15만 9천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를 연계하고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폐지 줍는 노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목사는 어르신들의 생계안정과 더불어 안전문제 역시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이준모 목사 / 실버자원협동조합 설립자
"안전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조끼를 나눠주고 교통 교육을 제대로 시켜주고 그리고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정 배려를 해줘야 된다."

실버자원협동조합은 정부의 지원과 조합의 노력이 더해져 폐지 줍는 어르신들의 삶의 질이 더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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