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6일 공표한 '3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158.7(2017년 11월 100.0 기준)로 전달인 2월보다 0.21% 상승했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올해 1월부터 석 달째 전달 대비 증가를 거듭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발표된 '2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에서는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 잠정치가 전달보다 0.27%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1월(0.29%)과 2월(0.60%) 반짝 증가했다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3월 역시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2022년 무려 22.1% 폭락했다가 이후 정부의 잇단 관련 규제 완화에 힘입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아홉 달 연속 오르며 13.1% 상승했다.
그러나 고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한 정부가 6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특례보금자리론' 공급까지 중단하면서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석 달 연속 하락을 되풀이하면서 2022년에 이어 아파트 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조짐이 나타났다.
"공급 부족 상황에 분양가 상승 충격까지"
당시 '올해 상반기, 짧게 잡아도 1분기까지는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정작 올해 1분기 내내 상승세를 지속했다.여기에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까지 눈에 띄게 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국면에 본격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R114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월(2568건)과 2월(2511건) 2500여 건에 그쳤으나 3월(4067건)에는 4천 건을 넘었다.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 거래량이 4천 건을 넘기기는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8월(4065건) 이후 31개월 만이었다.
지난달 거래량 또한, 이달 22일 조사 기준으로 4073건을 기록 중이어서 전달인 3월보다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분양가 상승 충격이 더해지면서 '더 기다리다가는 내 집 장만을 못 할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팀장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증가의 동력으로 과열 양상의 청약시장 경쟁률을 들었다.
"내년부터는 상승세 한층 더 가파를 수도"
3.3㎡당 분양가가 6705만 원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경쟁률은 무려 442.3대 1을 기록했고, 3.3㎡당 분양가가 1억 원을 넘은 광진구 광장도 '포제스한강'도 경쟁률도 6대 1을 넘었다.윤지해 리서치팀장은 "청약 신청자 대다수는 무주택 실수요자인 만큼 청약 수요는 시장 수요를 대변하는 선행 지표"라고 강조했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세가 대출 규제 즉,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중단 충격으로 10월부터 꺾였으나 올해는 유사한 이슈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상당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하리라는 전망이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고점이던 2021년 10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2022년 낙폭의 절반가량을 회복한 정도"라고 전했다.
거시경제 환경 변화도 상승세 지속의 배경으로 꼽혔다. 윤지해 팀장은 "고금리 상황은 이미 적응기에 돌입했고, 성장률 전망과 고용 상황도 나쁘지 않아 변수는 부동산 PF 정도"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올해는 쌓여 있는 매물이 수요 증가를 감당해 상승세가 급격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공급 부족 영향이 본격화해 훨씬 불안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