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질병통제센터의 선포와 함께 소설은 시작된다. 강력하고 스타일리시한 소재와 이야기로 개인의 욕망과 시스템이 맞물리는 지점을 날카롭게 짚어온 소설가 김희선의 신작 장편소설 '247의 모든 것'의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의 세계다.
근미래 한국,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대규모 감염병에 대한 대비 시스템을 구축한다. 전염병에 대한 세계적 공조의 일환으로 세계질병통제센터가 세워지고, 바이러스 전염을 통제하기 위해 해열제가 금지 약물이 된 세상. 사방에 열 감지 센서가 설치되고 발열자를 색출하는 드론이 날아다니는 이 세상에서 발열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병원을 방문해 자신이 전염병의 보균자가 아님을 증명하고 약을 얻어야 한다. 물론 치명적 전염병의 보균자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걱정할 것이 없다. 선제적 대응을 통해 세계는 한층 안전해진다. 정말 그럴까?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회상하며 "때론 그 모든 일들이 현실이었는지 의문이 들곤 한다"고 고백한다. 엔데믹의 선언 이후 세계는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대로 앞으로 달려 나갈 수만은 없다는 듯, 어떤 아득함이 문득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주요한 물음 중 하나는 공중보건과 안전, 그리고 통제의 문제이다.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의료의 문제에서부터 확진자를 다루는 공중보건과 행정의 방식은 적합하고 공정했는가 등, 멈추어 서서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될 이야기들을 미래에 옮겨 놓고 과거를 넘어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 한다.
김희선 지음 | 은행나무 | 224쪽
'수도승과 로봇'은 자의식을 갖게 된 로봇을 비롯한 인간 이외의 모든 생물, 비생물의 대륙과 인간의 사회가 완전히 단절되고 200년 후의 세상을 다룬 솔라 펑크 소설이다.
휴고상, 로커스상 등을 수상한 미국 소설가 베키 체임버스의 베스트셀러다.
호기심 많은 로봇 '모스캡'과 자연에 대한 욕망을 품은 논바이너리 수도승 '덱스'가 우연히 만나 각자의 세계를 탐험하는 낯설고도 매력적인 동행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발, 생물과 비생물의 공존이 가능해진 유토피아적 미래를 보여준다.
인류가 기후 변화, 자원의 불공정한 배분 등 문제를 해결한 뒤의 희망적인 세계를 그린 SF 장르인 '솔라 펑크' 장르를 보여주는 이 연작 소설은 두 권 모두 출간 즉시 전미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10만건이 넘는 독자리뷰가 게재 되는 등 세계 문학계에 '솔라 펑크' 붐을 일으킨 바 있다.
베키 체임버스 지음 | 황금가지 | 196·2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