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N번방' 20개 넘었다…주범은 서울대 졸업생들

경찰, "텔레그램 대화방 200여 개 중 20여 개에서 혐의 확인돼"
범행 당시 주범 각각 서울대 졸업생·대학원생
보안 유지 위해 서로 '한 몸'이라 말하기도
서울대 "부총장을 단장으로 한 TF 구성해 대책 마련하겠다" 밝혀


경찰이 대학 동문 등 지인들의 사진을 합성한 불법 음란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로 서울대학교 출신 주범 2명과 공범 3명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1일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과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성착취물배포) 위반 혐의 등으로 5명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서울대 출신이자 주범인 박모(39)씨와 B(31)씨, 그리고 공범 C씨는 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나머지 공범 2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박씨와 B씨는 2021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각자의 지인들을 상대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일당이 제작한 불법 합성물 건수는 총 100여 건으로, 피해자 61명 가운데 서울대 동문은 1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주범들이 만든 텔레그램 대화방이 200여 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 20여 개에서 관련 혐의가 확인됐다"며 "(주범인) 박씨는 한 텔레그램 단체방에 최대 50여 명이 참가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리 목적이라기보다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이들은 범행 당시 각각 졸업생과 대학원생으로, 서로 일면식도 없이 텔레그램으로만 소통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텔레그램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한 몸'이라고 말하는 한편, 합성 전문가로 치켜세우는 등 유대 관계를 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대학 동문들의 졸업사진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구한 피해자들의 사진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피해자들의 사진을 합성한 음란물과 신상 정보를 A씨에게 전달하고, A씨는 해당 음란물을 다시 유포하고 피해자에게 전화로 접근하는 등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공범 3명이 범행에 가담하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음란물 위에 자신의 성기를 올려놓은 모습을 촬영하거나, 지인들을 상대로 불법 합성물을 제작·유포하며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해 12월 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재수사 지시를 받아 올해 초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합성물 재유포자 등을 계속 추적할 예정"이라며 "최근 지인을 상대로 불법 영상물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유형의 사건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평상시 SNS 등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접근하면 신뢰하지 말고, 특히 인터넷에 개인 사진 등 정보를 올릴 때는 각별히 유의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는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향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하여 구성원들이 더욱 경각심을 갖도록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 및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부총장을 단장으로 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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