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 유일의 단체 구기 종목이다. 농구, 배구에 이어 축구마저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핸드볼의 부담은 더 커졌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은 여자 핸드볼에게 기회이기도 하다.
헨리크 시그넬 감독은 20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매일 흘리는 땀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 어려운 도전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를 우승 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럽이 가지지 못한 우리 만의 기술이 있다. 자신을 믿고, 우리가 목표한 것을 잘 해내면 어느 팀에게도 껄끄러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주장 신은주(인천시청) 역시 "유럽 전력이 상향 평준화 돼 더 힘든 올림픽이 될 것"이라면서 "조별리그 통과를 1차 목표로, 8강 토너먼트 진출을 원한다. 모든 것을 쏟아붓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 파리 올림픽이 앞으로 여자 핸드볼이 올라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담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우빛나(서울시청)는 "부담이 안 되면 거짓말이다. 우리가 관심을 받으니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박새영(삼척시청)도 "핸드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노르웨이, 독일, 슬로베니아, 스웨덴, 덴마크와 A조에 속했다. 모두 유럽 국가, 게다가 세계를 대표하는 강호들이다.
하지만 쉽게 물러설 생각은 없다.
시그넬 감독은 "메달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지 않겠다. 할 수 있는 것을 다했을 때 결과는 따라온다. 객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한국 핸드볼의 장점도 많다"면서 "매일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하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답하기 어렵지만, 조별리그 5경기 내내 최고의 하루를 보내야 한다. 그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웨덴 출신 시그넬 감독은 조국 스웨덴과 조별리그에서 만난다. 시그넬 감독은 2017년 스웨덴 지휘봉을 잡고, 세계선수권 4강을 일궈낸 경력도 있다.
시그넬 감독은 "대단한 기회이자, 엄청난 도전"이라면서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지만, 스웨덴전은 더 이기고 싶다. 스웨덴의 강점은 조직력, 협동심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유럽 빅클럽에서 뛰는 등 팀으로도, 선수 개인으로도 훌륭한 팀이다. 쉽지 않겠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내가 스웨덴 사람이라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 핸드볼의 마지막 메달은 2008년 동메달이다. 특히 파리 올림픽 대표팀에는 올림픽을 경험한 선수가 5명에 불과하다. 류은희(헝가리 교리)를 제외한 4명은 도쿄 올림픽이 첫 경험이었다.
첫 올림픽에 나서는 주장 신은주는 "우생순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은데 많이 뒤처진 상황"이라면서 "포지션이 윙이라 코트 위에서 후배를 이끌기 어렵다. 은희 언니가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코트에서는 막내처럼 열심히 뛰면서 후배를 다독이고, 무엇보다 스스로 무너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