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도 '원영적 사고'가 필요하다

[미래를 품은 목소리⑨]
양솔휘 CBS사회공헌사업파트장(부장)

가족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 위스콘신대학교 교수가 2023년 11월 20일 CBS가 주최한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 글로벌편'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완전 럭키비키잖아"
 
이는 최근 온라인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걸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긍정적인 사고방식, 즉 '원영이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라는 뜻이 담긴 밈(Meme)이다.
 
이처럼 모두가 이제 저출산으로 "대한민국 완전 망했네요!"라고 한탄할 때 위와 같은 '원영적 사고'로 저출산에 대한 인식을 바꾼 석학이 있다.
 
"한국이 망했다고요? 한국의 출산율 분명 높아집니다"
 
지난 2023년 11월 CBS가 주최한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글로벌편'에서 세계적인 석학인 카렌 보겐슈나이더 미 위스콘신대학교 교수는 대한민국이 가진 각종 극복의 역사를 인정하며 희망을 말했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우린 망했다'라는 패배주의를 단숨에 뒤집는 발언이었다.
 
'정말 바꿀 수 있을까?'
 
카렌 교수를 만나기 전까지, 2022년 CBS에서 저출산 극복과 ESG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장 직속 부서로 신설된 사회공헌국의 사회공헌사업파트장에 임명된 후 나에게 이런 고민은 일상이 됐다.
 
당시 신임 사장이 취임한 후 회사는 언론사 최초로 저출산 위기극복을 위한 '출산·돌봄 캠페인'을 전사적 사명으로 추진했고, 나 또한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부서를 맡았기에 사업의 결과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단순히 '아이를 더 많이 낳자'는 구호보다, 일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함께 지혜를 모아 이 위기를 극복하자'라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미래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사업들을 추진했다.
 
CBS 양솔휘 사회공헌사업파트장|부장

그중 대표 작품으로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컨퍼런스인 '대한민국 인구포럼' 시리즈를 기획하여 지금까지 수년째 개최하고 있고, 전국 지역을 순회하며 인구포럼과 육아포럼 '아빠가 된다'를 개최했으며, 각종 인구 위기 인식개선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 및 배포했다.
 
물론 이 사업들도 추진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와 여러 동역자들의 성원과 함께 고생하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로 더 낮아졌고, 아직도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실과 국민들이 가지는 출산에 대한 거부감의 벽은 아주 견고하다.
 
이러다가 조앤 윌리엄스 미 캘리포니아대학 교수의 한탄이 현실이 될까 걱정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더디고 쉽지 않아도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각종 경제적 불황 속에서 사는 대한민국 5천만 국민들의 인식을 몇몇 언론사의 외침으로 단기간에 바꿀 수는 없지만, 그들이 원영적 사고를 할 수 있게 하는 촉매제는 충분히 될 수 있다.
 
CBS가 다양한 주제로 '대한민국 인구포럼'을 개최하며 정부와 국회, 공공기관, 기업들에게 인구위기 극복에 동참해달라고 전방위적으로 외친 이후, 다수의 방송과 언론이 이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시발점이 됐다.
 
그 결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 관계 부처들이 방송 및 언론사들과의 교류를 확대했고, 각종 캠페인과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리고 각 정당의 저출산 정책논의가 더 활발히 진행됐으며, 국회의장을 비롯한 입법부에서도 더 적극적인 저출산 인식 개선 의지를 실행에 옮겼다.
 
또한 지자체 차원의 육아 돌봄 지원과 이를 위한 기관 간의 MOU를 통한 협력도 확대됐다.
 
물론 아직 이를 바탕으로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의지를 불태울 정도의 인식 개선 효과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CBS를 선두로 일부 방송과 언론이 정책 입안자들의 면전에서 지속적으로 외치며, 그들의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는 불쏘시개가 된 것은 분명하다.
 
아무리 뛰어난 지혜도 정책화가 되지 못한다면 실제 국민들의 삶에서는 무용지물이기에 입법부와 정부부처, 지자체 등 정책 입안자들과 그 정책을 실행하는 공무원, 그리고 기업인의 인식 개선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들부터 더 눈을 뜨고 귀를 열어 국민들이 더 체감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한다.
 
특히 정책 입안자들은 막연한 정책과 공감도 0%의 의미 없는 정치적 외침을 남발하기 보다, 전문가부터 일반 국민들의 목소리까지 자세하고 깊게 새겨 들어야 한다.
 
이 모든 노력이 국민들에게 '우린 어차피 안된다'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럭키비키'를 외치며 원영적 사고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긍정적 인식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방송과 언론도 스스로 저출산 인구 위기에 대해 정책 입안자들보다 더 공부하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한 지혜를 갈망하고 강구해야 한다.
 
특히 단타성 홍보의 오류에 빠지지 말고, 적어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는 지속적인 인식 개선 사업에 대한 자발적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스스로 기획한 사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생명력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이 계속된다면 합계출산율 0.7%는 더 이상 완전 망한 수치가 아니라 반등의 기준점이 되어 비로소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되기 시작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대표적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학교 교수도 "정해진 미래는 우리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불가능에 무게를 두지 말고, 가능에 희망을 걸고 싶다.
 
되레 이 위기를 '완전 럭키비키'를 향한 반환점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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