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43조원 규모의 한전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연간 10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요금 인상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16일 세종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7년까지 누적적자 해소돼야 하는데, 남은 3년 6개월 동안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간 10조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상폭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0월 가진 간담회에서 김 사장은 전력생태계 붕괴 가능성을 언급하며 kWh당 25원의 전기요금 추가인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바 있다.
김 사장이 2027년까지 누적적자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힌 건 작년 말 한전법 개정으로 한전의 사채발행한도가 기존 '자본금+적립금'의 2배에서 2027년말까지 한시적으로 5배로 확대됐다. 그로 인해 숨통을 좀 트이게 됐지만 2027년 이후에는 사채발행 배수가 5배에서 다시 2배로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적자폭을 줄여나가야 한다.
김 사장은 "한전은 구입 전력비 절감을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자구책을 강구하겠지만 한전 노력만으로는 대규모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자회사 중간 배당이라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특단의 대책도 시행했지만 더 이상 대책이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후 수단으로 최소한의 전기 요금 정상화가 필요함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만약 요금 정상화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력망 투자나 정전 예방 소요 재원 조달은 더욱 막막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한전과 전력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기업들의 동반 부실이 우려되며 이는 결국 국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요금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이른바 '역마진' 탓에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는 202조4천억원, 누적적자는 43조원에 이른다.
앞서 한전 부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6개 발전자회사에 총 3조2천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요구했다. 한전은 또 6월 중순까지 150명 규모의 희망퇴직도 단행한다. 희망퇴직은 창사 이후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