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이 최근 들어 하마스의 땅굴 게릴라 전술에 일격을 당하면서 가자전쟁이 끝을 알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개월 전 속절없이 밀리는 듯했던 하마스가 총연장 5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땅굴 망에 의지해 이스라엘의 공세를 버텨내면서 장기전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에는 가자지구 곳곳에서 이스라엘군을 공격하며 반격에 나서는 양상이다.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전투 중인 이스라엘군 제98 특공대대 출신의 한 예비군은 소규모 병력이 지형지물을 이용해 접근한 뒤 대전차 로켓을 쏘고 달아나는 식의 공격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마스 잔당이 가자지구 북부로 복귀한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12월 이스라엘군이 북부 자발리아에서 하마스의 거점을 무너뜨렸다며 승리를 선언했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군은 다시 북부로 복귀한 하마스 잔당 소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을 예고한 가운데 이미 한차례 초토화된 가자지구 북부에서 다시 포성이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마스는 끈질긴 생존력을 보여주고 있다. WP는 하마스가 신병 모집이 쉽고 광범위한 터널망을 갖춘 데다 가자지구 구석구석에 침투한 무장 조직으로서 장기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을 견디는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WP는 이제 미국 관리들뿐 아니라 이스라엘 내각 일부에서도 이스라엘군의 하마스 소탕 작전에 대해 점점 더 회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군사적 압박은 필요하지만 하마스를 완전히 물리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만약 이스라엘의 노력이 가자지구의 미래를 위한 정치계획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테러리스트는 계속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조직원 1만4천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으나 이 숫자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지난해 10월7일 개전 이전 하마스 전투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WP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