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22대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백서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지역 낙선자들 사이에서 "이대로 가다간 보수정당이 서울에서 소멸할 수 있다"며 "창조적 파괴를 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조정훈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특위 위원들과 서울에서 출마한 분들이 참석해 선거 경험을 바탕으로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뼈 때리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날 특위는 기존 태스크포스(TF)에서 당 특위로 격상된 뒤 제3차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당원 구조 변화 △노령화된 여당 지지층 △진보성향이 강한 40~50대 △늘어나는 수도권 인구 등 당 내외부적 요인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갔다.
조 위원장은 "서울이 지난 총선에서 한 것처럼 5%p 내외로 이기고 지는 지역이 가장 많았다"며 "국민의힘이 아직 영남 자민련은 아니지만, 그 길로 갈 수 있다는 두려움 앞에 소위 '서울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는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보수가 상징하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목소리, 그리고 국민의힘이 여러 국민들한테 지지 받지 못하는 이미지들, 깨끗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여러 조언이 있었다"며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 주셔서 백서에 녹여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에서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하지 말고, 당 대표가 사퇴한 것으로 정치적 책임을 봉합하자"며 "주어를 당으로 해야 당도 받아들일 수 있고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백서를 통해 '한동훈 책임론'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취지였다.
이에 '인물 책임론이 포함되지 않으면 백서 의미가 퇴색되지 않나'란 지적이 나왔고, 조 위원장은 "직설법을 쓰나 은유법을 쓰나 사람들은 다 이해할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또 "어떤 질문에도 주저함은 없어야 한다"며 "총선 기간 중 어떤 일이 왜 일어났는지 궁금증은 총선 백서에서 다 해소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위는 조만간 총선 패배와 관련해 한동훈 전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설문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대로 면담 요청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