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인 셰르파(등산 안내인)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에 29번째 등정에 성공하면서 세계 최다 등정 기록을 세웠다.
로이터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네팔 관광부는 셰르파 카미 리타(54)가 높이 8849m의 에베레스트 봉우리에 29번째로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에베레스트에 두번 등정해 동료 셰르파 파상 다와(47)의 기록을 따라잡은 리타는 이날 마침내 신기록을 쓴 것이다. 지난 1994년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이후 30년 만이라고 한다.
리타는 과거 인터뷰에서 그저 "자신의 일을 다했을 뿐"이라면서 동료와 기록 경쟁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0년간 네팔 당국이 등산로를 폐쇄한 3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등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네팔 관광부는 또 영국 국적의 셰르파 켄튼 쿨(50)이 이날 18번째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면서 외국인 최다 등정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쿨은 큰 부상을 딛고 등정 기록을 이어가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96년 암벽 등반 사고로 발뒤꿈치뼈가 부러진 후 다시는 두발로 걷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까지 받았지만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이를 이겨냈다.
쿨은 2022년 16번째 등정 후 가진 인터뷰에서 "많은 셰르파가 더 많은 등정에 성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등정 기록은 그다지 놀라운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베레스트는 1953년 뉴질랜드 산악인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 셰르파가 정상에 처음 올랐다. 지난해에는 산악인 600명 이상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으며 이 과정에서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네팔에는 해발 8천m 이상인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에베레스트 등 8개 봉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