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30대 한국인 1명이 납치·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여러 의문점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살해 동기와 입국 목적, 공범과의 관계 등에서 제대로 드러난 게 없기 때문이다.
13일 경찰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노모(34·경남 김해)씨는 지난달 30일 한국에서 출국해 태국으로 입국했다. 노 씨는 이후 지난 11일 밤 현지 저수지에서 플라스틱 드럼통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훼손돼있는 상태였다.
노 씨를 살해한 피의자는 현재 한국인 3명으로 특정됐다. 지난 3일~4일 태국에서 노 씨와 함께 있었던 점, 피의자들이 플라스틱 드럼통과 밧줄을 획득한 점, 범행 방향으로 차량이 이동하는 점 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 씨를 살해한 구체적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애초 노 씨의 입국 목적은 관광으로 알려졌는데 관광객을 별다른 이유 없이 피의자들이 살해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결국 특정 범죄와 연관성이 있는지 수사 당국은 살펴볼 수 밖에 없다.
특히 지난 7일 노 씨 어머니에게 걸려 온 익명의 전화는 참고해야 할 사안이다. 노 씨 어머니는 "아들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와 노 씨가 불법 마약을 물속에 버려 피해를 입혔으니 8일 오전 8시까지 300만밧(약 1억1200만원)을 몸값으로 가져오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당했다"며 주태국 한국대사관 등에 신고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익명의 전화는 3명의 피의자 중 한 명인지 여부는 확인되지는 않는다.
실제 마약 관련 범행 연관성이 있는지도 확언하기 어렵다. 마약이 아닌 다른 범행 여부인지 가능성도 있고, 또 아니면 현재 표면적으로 드러난 돈을 노린 납치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노 씨가 피의자들과 어떤 관계인지도 드러난 게 없다. 태국 현지 경찰과 긴밀히 협조해야 하는 사안이라 한국 경찰은 수사 내용을 공개하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태국 현지 경찰과 긴밀히 공조해야 하는 수사 사안이라 태국 경찰이 공식적으로 언론에 공표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수사와 관련된 어떤 것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 속에 피의자 3명 중 이모(20대)씨는 지난 9일 태국에서 출국해 한국에 입국했고 경찰에 최근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쯤 전북 정읍에서 살인 등 혐의로 이 씨를 긴급체포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공범과 함께 있었을 뿐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살해 동기와 노 씨와 관계, 공범 사이 등 여러 사안을 염두에 두고 집중적으로 수사 중이다. 또다른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태국 현지 경찰과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