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주의보가 내려진 11일 전국에 봄비와 함께 강풍이 몰아치면서 가로수가 차량을 덮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5분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의 한 도로에서 높이 11m 가로수가 택시 승강장에 정차 중인 택시를 덮쳤다. 70대 택시기사가 차 안에 있었지만 다행히 운전석을 빗겨가면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목격자 A씨는 "차를 딱 세웠는데 뿌지직 소리가 나더니 그냥 차를 덮쳤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나무 밑동이 썩은 상태에서 강한 바람에 쓰러진 것으로 보고 사고 직후 현장을 통제한 뒤 안전조치했다.
오전 11시쯤에는 용인시 기흥구의 쇼핑몰에서 바람에 날아간 대형 파라솔 기둥에 30대 남성 B씨와 4세 남자아이가 맞아 얼굴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B씨는 "파라솔이 테이블에 제대로 결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람이 불자 날아갔다"며 "어린이 놀이터 근처인데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50분에는 안산시 상록구에서 파라솔이 강풍에 날아가 전신주 줄에 걸려 소방 당국이 제거 작업을 벌였다.
인천에서도 오전 11시 50분쯤 서구 왕길동에서 가로수가 도로에 넘어지고 미추홀구 주안동에서 그늘막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인천에서 모두 18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돼 안전조치를 마친 것으로 집계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서는 오후 1시 30분쯤 17층 건물에서 1m 길이 철제 구조물이 지상에 주차된 SUV 위로 떨어졌다. 오후 2시쯤에는 오산시 궐동의 아파트 단지에서 비바람에 화단에 있던 나무가 뿌리째로 뽑히기도 했다.
충북 청주에서는 흥덕구 휴암동의 한 도로 가로수가 쓰러지며 달리던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 앞 유리가 깨지고 범퍼 등이 파손됐다.
전남에서는 강풍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피해 예방을 위해 등산객들의 무등산 국립공원 등 일부 입산이 통제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울릉도와 독도는 강풍 경보가, 제주·전남·경북·강원 일부 지역에는 강풍 주의보가 유지 중이다. 제주도에는 호우주의보도 함께 발령됐다.
강풍주의보는 육상에서 풍속 14㎧ 이상 또는 순간풍속 20㎧ 이상이 예상될 때 각각 내려지며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이상,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되지 않은 지역에도 강한 바람이 불었다"며 "현재 강풍주의보는 대부분 해제됐으며 밤사이 바람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