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들었다는데"…유명 경주빵서 '곰팡이'

"어제 만들었다" 말 듣고 경주빵 구매
이틀 뒤 포장 뜯으니 곰팡이…"먹은 것 토해냈다"
업체 "밀봉 사태로 유통…차량 안에 뒀다면 변질 가능성"

A씨가 유명 업체에서 구매한 지 이틀 된 경주빵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독자 제공

"어제 만들었다고 해서 샀는데 곰팡이가 말이 되나요?"

A(47)씨는 지난 6일 가족들과 모인 자리에서 경북 경주시 대표상품인 '경주빵'을 먹으려다가 깜짝 놀랐다. 불과 이틀 전에 산 10개입 경주빵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기 때문이다.

황갈색 경주빵 곳곳에는 손톱 크기 만한 흰색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밀봉된 새 상품이었기에 A씨는 빵가루를 잘못본 건가 싶어 자세히 살폈다.

하지만 그 사이 그의 아버지와 남편은 무심코 빵을 집어 먹었고, 뒤늦게 사실을 알고나서는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어 토해내야만 했다. A씨는 "아버지가 고령이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포장된 제품인데 곰팡이가 피어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A씨가 경주빵을 구매한 건 이틀 전인 지난 4일 오후. 그는 경주빵 장인이 운영하는 경주의 B사 한 매장을 방문했다. 경주 특산품이라는 경주빵을 부모님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A씨는 매장 한편에 가득 쌓여있는 상품을 보고는 노파심에 점주에게 제조일을 문의했다. 그러자 점주는 "어제 만들었고, 내일까지 판매해도 된다. 구매 후 냉동 보관하면 더 오래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스에 표기된 '소비기한' 역시 약 한 달 뒤인 오는 6월 10일까지여서 A씨는 의심없이 20개입 선물용 1세트를 구매했다. 이후 포장도 뜯지 않고 이틀 동안 보관했던 경주빵에 곰팡이가 핀 것이다.

A씨는 B사에 문제 제기를 했고, B사는 "포장 후 제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밀폐봉지에 구멍이 난 것 같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공장에서 빵을 제조한 뒤 2~3일 내에 각 매장으로 배송하고, 판매는 일주일 동안 한다고 A씨에게 설명했다.

구매한 지 이틀 만에 곰팡이가 발견된 경주빵의 소비기한은 한 달 뒤인 6월 10일이다. 독자 제공

그러나 A씨는 업체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씨는 "업체 설명대로라면 판매 전날에 빵을 만들었지만, 공교롭게도 박스까지 이중으로 된 포장지에 구멍이 나면서 이틀 사이에 곰팡이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구멍이 났다고 치더라도 편의점이나 빵집에서 판매하는 빵도 실온에 2~3일 뒀다고 곰팡이가 피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관광 명소에서 판매하는 특산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경주빵 이름만 보고 구매할 텐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체 측은 소비자에게는 여러 차례 사과했으며, 제품은 밀봉 포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B사 관계자는 "A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해 사과했고, 환불 및 배상금으로 5만원을 전달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향후에도 생산과 유통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라고 했다.

곰팡이와 관련해서는 "제품에 화학첨가제나 방부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탈산소제를 넣어 밀봉 상태로 유통하고 있다"며 "(구매 후 이틀 뒤 개봉했다면) 제품을 차량 안에 뒀다면 여러 변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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