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주년 당일인 10일 서울 청계천과 영천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소통했다. 민생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물가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소통 강화'를 강조한 뒤, 본격적으로 민생 행보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점심 시간에 서울 중구 한 식당을 찾아 김치찌개로 참모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외식 물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식당 주인에게 "2년 전과 비교하면 김치찌개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물었고 8천 원에서 1만2천 원으로 올랐다는 대답에 "인건비와 식자재 가격이 올라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외식 물가도 점검하고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나왔다"며 "그동안 경호 등의 이유로 시민 여러분이 불편할까봐 잘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시민이 "자주 나오세요"라고 외치자 "여러분이 불편하지 않으시면 자주 나오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청계천으로 이동해 산책하던 젊은 직장인과 인사를 나누고 "요즘 외식 많이 하시냐"고 물으며 외식물가 동향을 살폈다. "물가가 많이 올라 힘들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정부에서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부모님을 따라 청계천에 놀러 온 아이와 사진을 찍으며 "용산 어린이 정원에 놀러오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독립문 영천시장을 찾아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하며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를 잡는 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 점포 상인이 "온누리 상품권 수수료가 높아 상품을 값싸게 팔 수 없어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하자, 동행한 박춘섭 경제수석비서관에게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윤 대통령은 이어 90세 어르신이 채소를 판매하는 상점에 들어가 "건강은 괜찮으신지"라며 "장사를 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시면 편히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어르신은 "한국전쟁 때 남편이 전사했는데 유공자로 인정받는 과정이 까다로워 결국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했고 평생 어려운 형편 속에 지냈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도와드릴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동행한 참모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시장을 나서며 노점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어르신에게 "오늘 많이 판매하셨는지"라며 "저도 많이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고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소통했다.
윤 대통령이 민생 현장을 방문한 것은 총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전통시장 방문은 지난 3월 13일 경남 사천 삼천포용궁수산시장 방문 이후 58일 만이다.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이후 민생 행보를 본격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소위 말하는 장바구니 물가, 식당에서 느끼는 외식 물가들이 잘 잡히지 않고 있다"며 물가 총력 대응을 강조했다. 또 총선 패배 이유로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고 진단하며 소통 강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날 시장 방문에는 성태윤 정책실장과 박춘섭 경제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동행했다. 김 수석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 처음으로 민생 현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