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 채 함께 차량을 타고가다 상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 한 20대 커플이 경찰의 추가 조사에서 덜미를 잡혔다.
지난달 29일 새벽 5시 40분쯤 충북 진천군 덕산읍의 한 도로에서 렌터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상가로 돌진했다.
다행히 상가에는 아무도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점포 한 곳이 심하게 파손됐다.
경찰은 운전을 했다고 진술한 20대 남성을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인 0.08%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반전이 일어났다. 이 사고를 조사해온 진천경찰서는 실제 운전자가 애초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한 남성이 아니라 동승자인 그의 여자친구였던 사실을 밝혀낸 것.
단서는 블랙박스를 수거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확인한 운전석에 있던 여성용 신발 한짝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여자 운동화 한짝이 운전석쪽에 있더라"며 "수상히 여겨 차량 이동동선에 따라 설치된 CCTV 영상을 통해 사고 운전자가 여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벌여 남성에게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사고 직후 실제 운전자인 여성에 대한 음주측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들이 당시 함께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점 등을 토대로 여성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