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년 6월 당시 소련은 서부전선에서 독일군의 전면 공격을 받고 있었다. 동부는 독일 동맹국인 일본 관동군이 옅어진 소련 국경을 넘으려 하고 있었다. 극심한 재정난과 고질적인 무기 부족에 시달렸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군의 동향을 파악하고 싶던 스탈린의 딜레마를 파고든다. 이에 일본 대본영의 군사정보를 지닌 일본 고위 관료를 납치해 소련에 넘기기로 하고, 그해 10월 전투요원 3명과 고위 관료를 꾀어 올 미인계 요원 1명으로 구성된 '도쿄 납치조'를 급파한다.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던 전투요원과 미인계 요원은 연인과의 사랑, 조국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치닫는다.
'능소화'로 이름을 알린 조두진 작가의 '미인 1941'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들의 사랑까지도 희생해야 했던 연인의 운명을 통해 역사의 아픈 진실을 들추어낸다.
익숙하고 비슷한 소재 사이에서 작가는 실화와 같은 긴박한 전개와 격정적인 구성으로 독자들을 역사의 한복판으로 잡아당긴다.
단순히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이 아니다. 고위 관료를 납치하는 데 성공한 납치조는 시모노세키와 부산을 거쳐 임정이 위치한 충칭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온갖 난관을 만난다. 불행과 결단의 순간을 맞이하는 이들의 필사적인 이야기가 역사의 강물처럼 흐른다.
조두진 지음 | 이정서재 | 308쪽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스베틀라나 알레시예비치의 '붉은 인간의 최후'가 재출간됐다.
이 책은 소련이 해체되고 자본주의가 사회에 이식되며 돈의 세계로 쫓겨난 사람들의 모습을 다룬다. 개인과 자본보다는 이념과 평등, 집단을 우선시 했고, 돈이 아니라 배급쿠폰에 의해 움직였던 소련인들은 돌연 돈과 자본주의의 냉혹한 얼굴을 마주하며 누군가는 환희에 젖고 또 다른 이는 절망과 분노를 느낀다.
2015년 노벨상을 수상하며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노벨상이 "소련과 공산주의의 몰락을 지켜보고 그 후의 사회를 살아내야 했던 이들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소련(소비에트연방)의 몰락 전후로 20년에 걸쳐 이를 목격하고 경험하고 살아낸 이들을 찾아나서 1천여 명을 인터뷰한 끝에 이 책을 완성했다. 실제 이들의 이야기는 소련 붕괴 20년 후 '붉은 인간'이라 명명된 사람들의 실망과 상실감, 욕망을 추적한다.
소련의 맹렬한 추종자이기도 했던 사회주의 동지들이 결국 여러 국가들로 쪼개진 뒤 끝없는 전쟁과 갈등, 고통을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대작이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 김하은 옮김 | 이야기장수 | 6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