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빚던 남성을 법원 앞에서 잔혹하게 살해한 50대 유튜버는 범행 이후 붙잡혀 끌려간 파출소에서도 버젓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유튜브에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지법 인근에서 유튜버를 흉기로 살해한 A(50대·남)씨는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타고 경북 경주로 달아났다.
차량을 수배 중이었던 경찰은 A씨의 차가 경주요금소를 지난 사실을 확인한 뒤 관할 경찰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주의 한 지역 경찰은 수배 차량을 확인한 뒤 추적 끝에 이날 11시 35분쯤 A씨를 붙잡아 파출소로 데려갔다.
붙잡힌 A씨는 경찰에게 "가족에게 연락하고 싶다"며 휴대전화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를 받은 A씨는 이를 이용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마지막 인사 드립니다. 경주에서 검거되었습니다. 바다를 못본게 조금 아쉽네요"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살인 범행 이후 파출소에서 호송을 기다리는 상황에서도 버젓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글을 남기는 등 반성은커녕 이해할 수 없는 행동만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 경찰이 용의자를 붙잡은 뒤 곧바로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으로 안다. 이후 가족에게 연락하고 싶다고 말해 휴대전화를 잠깐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연락이 필요할 경우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동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다음 날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A씨는 전날 오전 9시 51분쯤 부산지법 인근 거리에서 유튜버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3년 전부터 비방과 고소를 주고받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범행 당일에는 두 사람의 폭행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가 재판에 출석하기 전 B씨의 재판 참관 여부를 확인하고 미리 흉기를 준비하는 등 사전에 살인을 계획한 정황이 뚜렷하다고 보고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