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소말리아 의사 곧 온다' 게시물 삭제…'특정국가 비하 논란'

의협 임현택 회장(왼쪽)이 정부의 외국 의사 도입 방침을 비난하기 위해 소말리아 의대생마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게시물(오른쪽)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황진환 기자∙임현택 회장 페이스북 캡처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회장이 정부의 외국 의사 도입 방침을 비난하기 위해 소말리아 의대생마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특정 국가 비하는 물론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말리아 의대 졸업식을 다룬 기사를 첨부하고 'Coming soon'(커밍순)이라고 적었다. 안정적 환경에서 교육받지 못해 실력이 보장되지 않는 소말리아 의사들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정부 대책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임현택 회장 페이스북 캡처

기사 속 사진은 2008년 12월 AP통신이 보도한 것이다. 당시 이 사진을 인용한 외신들은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 중 한 곳인 소말리아의 모가디슈에서 의대생 20명이 졸업장을 들고 있다. 이날 졸업식은 총탄으로 손상된 소말리아 한 호텔의 바리케이드 안에서 열렸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보건의료 재난 경보 '심각' 단계에 한해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진료·수술 등 의료 행위를 제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게시물에 올라온 댓글 대부분은 임 회장의 뜻에 동의했지만, 인종차별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정 국가를 비하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힘들게 사는 나라에서 어렵게 의사가 된 친구들일 텐데 부적절하다. 의협 회장은 의사의 얼굴이므로 언행에 신경 써달라"는 댓글도 있었다.
 
한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소말리아 의사들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의사 동료들", "그 나라 의대 교육의 질을 따져야지 인종을 차별하거나 나라 자체를 비하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지적도 있었다.
 
임 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후에도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가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다"는 글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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