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가 패배 직전에서 잇따라 기사회생했다. 삼성은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뼈아픈 역전패를 안았다.
KIA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삼성과 원정에서 4 대 2로 이겼다. 7회까지 0 대 2로 져 패색이 짙었으나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간 뒤 얻어낸 귀중한 승리였다.
연승을 달린 KIA는 24승 12패, 승률 6할6푼7리로 1위를 질주했다. 이날 kt와 수원 원정에서 연장 11회 끝내기 패배를 안은 2위 NC(22승 14패)와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1번 타자 박찬호가 9회초 동점 희생타와 12회초 2루타에 이은 결승 득점 등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4번 최형우도 8회초 추격의 신호탄이 된 시즌 7호이자 개인 통산 380호 홈런 등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거들었다.
2번 김도영도 12회초 절묘한 기습 번트에 쐐기 득점까지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야구 센스를 입증했다. 이창진이 12회 대타로 나와 결승 희생타를 날렸고, 수비 실책에 이은 실점과 찬스에서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던 1루수 이우성은 12회초 쐐기 적시타로 '역적' 위기를 넘겼다.
KIA 선발 양현종은 비록 4승째(1패)를 거두지 못했지만 6이닝 4탈삼진 3피안타 무사사구, 비자책 1실점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10회말 1사 1, 2루에서 등판한 전상현은 만루에 몰렸지만 실점 없이 끝내기 위기를 막아냈고, 11회 등판한 정해영이 2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역투로 2승째(1패 11세이브)를 따냈다.
삼성으로서는 땅을 친 경기였다.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6이닝 5탈삼진 3볼넷 2피안타 무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6회말에는 김지찬의 2루타와 상대 이우성의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냈고, 7회말에는 이재현이 KIA 필승 우완 불펜 장현식을 좌월 1점 홈런으로 두들겨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후반 뒷심에서 밀리며 최근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믿었던 필승 듀오 김재윤-오승환이 무너졌다. 김재윤은 8회초 최형우에게 불의의 홈런을 맞았고, 9회 경기를 매조지기 위해 나선 오승환은 서건창, 한준수에 연속 안타를 맞은 뒤 1사 2, 3루에서 박찬호에게 희생타를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오승환의 시즌 첫 블론 세이브.
삼성이 끝낼 기회도 있었다. 10회말 1사에서 흔들린 KIA 좌완 최지민에게 볼넷 2개를 얻어냈고, 대타 김헌곤이 바뀐 투수 전상현에게 좌전 안타를 뽑아내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성윤이 날린 땅볼이 전진 수비하던 KIA 2루수에 걸려 득점이 무산됐고, 류지혁은 3볼-1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회심의 스윙을 날렸지만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그러자 KIA에게 기회가 왔다. 12회초 박찬호가 우익수 쪽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김도영이 절묘한 기습 번트로 안타를 만들었다. 1번 번트에 실패한 김도영이 삼성 수비진의 허를 찔렀고, 타구가 느리게 구르는 행운도 따랐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이창진이 좌익수 희생타로 결승점을 뽑았고, 2사에서 이우성이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20승 16패 1무로 2위 NC와 2경기 차를 좁히지 못했다. 9일 KIA는 4월 최고 투수 제임스 네일(4승 1패), 삼성은 떠오르는 좌완 이승현(2승 1패)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