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부산겨레하나 등 44개 시민사회단체는 8일 오전 11시 동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 부정 세력은 소녀상 훼손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역사 부정 세력이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하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활동을 계속 저지르고 있다"면서 "소녀상을 훼손하는 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가족, 소녀상을 세우고 지키고 있는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 부정 세력은 일본군 위안부에게 당시 매춘부였다던가 강제성이 없었다는 등 망언을 펼치며 소녀상 철거를 주장한다"며 "이는 친일매국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잇따른 소녀상 훼손 사건은 '철거'가 목적"이라며 "부산시민의 힘으로 세운 소녀상이 더 이상 훼손당하지 않도록 부산시 등 관계기관이 적극적인 관리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극우 단체인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소속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소녀상에 일본산 맥주와 초밥 도시락을 올려놓았다.
지난달 6일에는 소녀상과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빨간 글씨로 '철거'라고 적힌 검정 봉지를 씌우기도 했다.
경찰은 동구청과 시민단체 요청으로 평화의 소녀상 인근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A씨에 대한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극우 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관할 경찰서장 등을 집회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3일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집회를 벌이려 했지만 경찰이 제한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본영사관 등 외교기관 청사나 자택 경계지점에서 100m 이내에서는 옥외 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다는 관련 법률에 따라 해당 단체의 집회를 제한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