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COALA), "향후 세계 선교운동 중심은 '비서구 교회'"



[앵커]
최근 비서구권교회 리더들이 태국 방콕에서 선교 컨퍼런스를 열고, 비서구 중심의 선교운동을 논의했습니다.

아시아와 아랍, 아프리카, 라틴 등 비서구권 선교 연합체인 코알라(COALA: Christ of Asia, Arab, Africa & Latin).)는 앞으로 펼쳐질 세계 선교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비서구 중심의 선교운동이 어떤 내용인지, 오늘날 세계 기독교 시대에 어떤 의미와 중요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태국 방콕에서 시작된 비서구교회 중심의 선교운동, 코알라(COALA: Christ of Asia, Arab, Africa & Latin).

세계 기독교 지형의 커다란 변화 앞에서 비서구권 교회 리더들이 함께 모여 동등한 동역자로서의 협력 관계를 확실히 하고, 선교 원칙에 대해 합의를 이뤄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진행된 코알라(COALA) 컨퍼런스. 이번 컨퍼런스는 '크리스텐덤 선교에서 다중심적 선교로(From Christendom to Poly-Centric Missions)'를 주제로 진행됐다.

비서구권 교회 리더들은 전체 기독교인의 약 3분의 2가 비서구권에 살고 있는 오늘날, 기독교는 더이상 '백인의 종교'가 아니라며 비서구권 교회들의 역할과 책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들이 강조한 비서구 중심 선교의 가장 핵심은 현지에 녹아드는 겁니다.

이들은 "복음의 가장 효과적인 증인은 토착민 신자들"이라며 "선교사의 역할은 현지 교회와 기관과 함께 일하며 현지 그리스도인들을 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외부 선교사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현지 교회들이 선교의 중심이 되는 '다중심적 선교'로 나아가야 한단 겁니다.

['비서구 중심의 선교운동 결의문' 낭독]
"선교사들은 자신들을 산모가 아닌 산파로 생각해야 합니다. 현지 지역교회를 존중하고, 그들이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하되, 상황과 문화에 민감성을 가지고 모든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선교사의 주요 업무는 현지 신자들과 기관들을 훈련하고 함께 활동하는 것입니다."

이번 코알라 대회에선 아시아·남미·아프리카 선교 지도자들이 한자리 모여 '다수 세계의 선교 실천을 위한 권고(Recommendations for Mission Practice for the Majority World)'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선교의 목표는 자치, 자립, 자신학, 자기 확장의 특징을 지닌 토착 교회를 세우는 것'이란 내용이 강조됐다.

해외 선교를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교회 개척이나 학교, 병원 설립 등 기존의 물질 중심의 선교에 대한 비판도 이뤄졌습니다.

비서구권교회 리더들은 "돈을 쏟아붓는 선교는 이양 문제를 비롯해 현지인들의 임금 격차 문제,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교회 운영 등 지속가능한 선교를 오히려 저해한다"며 파송 단체와 교회에서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어 "외부 자원에 의존하는 선교가 아니라, 현지 교회를 종과 같은 마음으로 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선교사가 현지 교단이나 교회 네트워크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고 강조했습니다.

[강대흥 사무총장 /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우리가 아무리 (선교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지 문화나 현지 교회의 사람들이 봤을 때에 '저거 왜 저러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앞으로의 선교는 선교사가 해야 할 사역이 있고, 하지 않아야 할 사역이 있다. 결국은 현지인이 공부를 많이 했거나 돈이 없거나 이것과 관계없이 현지인이 그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에 그 사람 중심으로 사역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말레이시아감리교회의 화융 명예감독은 "여전히 다수세계의 많은 교회는 서구교회의 부속물 기능을 하고 있다"며 "비서구 교회드릉ㄴ 신학과 사고방식, 교회의 운영과 선교라는 측면에서 서구적 모델을 넘어 대안적인 기독교 서사를 명확하게 표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서구교회 중심의 새로운 선교운동은 서구 기독교의 회복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말레시아감리교회 명예감독 화융 박사는 "오늘날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를 '천박한 제자도'"라고 지적하며 "기독교가 공적 생활과 무관하다고 취급 당할 뿐만 아니라 성경의 권위마저 잃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서구 기독교가 세속주의에 물들어 더 이상 세상에 성경적 가치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화 융 박사는 "비서구 교회의 그리스도와의 만남은 비교적 최근에 이뤄졌다"며 "이들이 갖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효능감과 경험은 매우 신선하고 해방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비서구권 그리스도인들은 오늘날 복음을 통해 미신과 악령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고, 사회정치적 계층 차별과 억업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이 진정한 자유와 정의 사회를 이룩하는데 기초가 된다는 증거를 지금의 역사 속에서 발견해 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서구 교회들의 기독교 신앙에 대한 확신과 열정은 서구 교회들에게도 큰 도전과 격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화 융 명예감독/ 말레이시아감리교회]
"비서구권 다수세계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현재와 영원을 약속하는 그리스도 복음에 기초한 '새로운 세계'의 비전에 이끌립니다. 그들에게는 복음의 구원 능력에 대한 확신과 흥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은 경험적으로 그 복음의 힘이 삶과 공동체를 변혁시키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본격화되고 있는 비서구 중심의 선교운동. 기독교의 본질 회복과 세계 복음화를 향한 새로운 변화의 바람에 큰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코알라(COALA) 참가자들은 "돈과 힘에 의존하지 않는 선교는 당장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도행전의 선교는 변방인 예루살렘에서 권력의 중심지인 로마와 아테네, 고린도, 에베소로 향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오히려 비서구 교회가 세속주의에 압도당하고 있는 서구 교회의 형제자매들을 도울 수 있다"며 "서구와 비서구의 모든 교회 사이에 진정한 파트너십이 발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상기자 오요셉] [영상편집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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