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핫팩을 던졌을까…NBA 늑대 군단 수비에 질식당한 덴버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덴버 말론 감독. 연합뉴스

7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볼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미국프로농구(NBA) 덴버 너겟츠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서부컨퍼런스 준결승 시리즈 2차전 2쿼터 도중 의아한 일이 벌어졌다.

미네소타 선수들이 덴버의 벤치 앞에서 공격을 펼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코트 안으로 핫팩이 날아왔다. 다행히 슛을 던진 미네소타의 칼-앤서니 타운스를 포함해 누구도 핫팩을 밟거나 그 때문에 미끄러지는 일은 없었다. 덴버의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가 곧바로 핫팩을 잡아 코트밖으로 던졌다.

TV 중계 방송사가 포착한 느린 화면을 다시 보면 홈 팀의 부진에 실망한 농구 팬이 아니라 벤치에 앉아있던 덴버의 간판 가드 자말 머레이가 핫팩을 던진 것처럼 보였다.

크리스 핀치 미네소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 장면을 직접 보진 못했다. 심판들도 못 봤다고 하더라. 경기장에 핫팩을 들고 오는 팬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덴버 벤치에서 날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핀치 감독은 아마도 실수였을 것이라고 여지를 두면서도 "용납할 수 없고 위험한 일"이었다며 아쉬워 했다. 만약 핫팩을 던진 사람이 머레이로 최종 확인된다면 그는 NBA 사무국이 내리는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머레이는 왜 그랬을까. 답답했을까. 덴버의 2쿼터 경기력은 아마도 올 시즌 최저점이었을 것이다. 덴버는 2쿼터에 15득점에 그쳤고 전반까지 35득점에 머물렀다. 덴버는 한 쿼터에 35점을 넣을 수 있는 팀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미네소타의 '에펠탑' 루디 고베어는 이날 자녀 출산 때문에 결장했다. 미네소타는 니콜라 요키치에 맞설 수 있는 리그 최정상급 수비수의 공백에도 발군의 수비를 선보였다.

제이든 맥다니엘스, 니켈 알렉산더-워커는 외곽에서 숨막히는 압박으로 머레이를 견제했다. 식스맨 나즈 리드는 고베어를 대신해 골밑을 지켰다. 요키치는 상대가 도움수비를 시도했을 때 비어있는 동료에게 빠르게 패스했다. 그러나 미네소타 수비수들의 발도 빨랐다. 물론, 사람이 공보다 빠를 수는 없다. 체감상 거의 비슷했다.

소름돋는 장면도 있었다. 머레이는 2쿼터 도중 코트 중앙선을 넘어오면서 알렉산더-워커를 어깨로 밀쳤다. 정상적인 플레이였다. 그런데 강한 충돌에 뒤로 물러선 알렉산더-워커는 머레이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웃기 시작했다. 마치 덤벼보라고 도발하는 것 같았다.

요키치는 16득점 16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머레이는 야투 18개 시도 중 3개밖에 넣지 못하며 8득점에 그쳤다. 리그 최정상급 원투펀치의 합산 득점이 24점에 불과했다. 플레이오프 들어 꾸준했던 마이클 포터 주니어는 9득점에 머물렀다.

미네소타는 고베어 없이도 믿기 힘든 수준의 수비력을 과시한 끝에 덴버를 106-80으로 완파했다. 고지대에 위치해 원정 팀들이 유독 힘들어 하는 덴버 원정에서 2경기 연속 승리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리즈(7전 4선승제) 전적 2승 무패로 앞선 미네소타는 11일부터 홈 2연전을 시작한다.

찰스 바클리 TNT 해설위원은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고베어가 없었지만 내가 지금껏 본 역대 최고 수준의 수비 팀 중 하나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격에서는 균형이 돋보였다. 앤서니 에드워즈와 타운스는 각각 27득점씩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고 리드는 14득점 5리바운드 4블록슛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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