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대흥동 대림빌딩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유성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빌딩 측에서 전용 엘리베이터와 한 층 무상 제공 등 파격적인 제안에 나섰다. 소진공 측에서 이전 사유로 드는 직원 복지와 업무 면적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안인만큼 소진공 이전 계획이 철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대전 중구에 따르면, 대림빌딩 측은 소진공의 원도심 잔류를 위해 전용 엘리베이터 1기를 제공하고, 고장 엘리베이터는 즉시 교체하기로 했다.
또 임대보증금 4억인 4층을(753평)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경우 소진공의 업무 면적은 25% 증가된다. 빌딩 내 2, 3, 5, 11, 16층을 사용 중인 소진공 측에서 4층을 사용하게 되면 사무공간의 연속성도 확보된다.
처우 개선 측면에서는 유료 주차 18면을 무료화하고, 현 7200원인 식권을 6천 원으로 할인해 주기로 했다. 화장실 전면 보수계획도 담겼다.
앞서 박성효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소진공 이전 사유로 직원복지·안전성과 중기부 출장 소요 시간 절감에 따른 업무 효율성 증가, 보증금과 임차관리비 감소, 무료 주차 공간 등에 따른 경비 절감을 꼽았다.
대림빌딩의 제안대로라면 소진공이 이전하려는 유성구 지족동 KB콜센터와 비교할 때 1인당 업무공간 면적은 대림빌딩이 7.6평, KB콜센터 5.5평이 된다.
또 면적 대비 임대료와 관리비 단가도 KB콜센터보다 저렴해지게 된다.
소진공 측은 대림빌딩으로부터 이같은 제안을 받은 뒤에도 유성 이전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진공 이전을 저지하기 위한 지역 사회의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소진공의 유성구 이전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 위원회와 지역 상인, 중구민 등은 2일 오후 소진공 앞에서 3차 집회를 열고 박성효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장수현 투쟁위원장은 "22만 중구민의 자존감을 완전히 뭉개버리는 박성효 이사장은 정말 사퇴해야 되고, 즉각 해임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김제선 중구청장도 "기관 설립 목적에 관계없이 직원 편의만 앞장세우는 것이 정말 직원들을 위한 것이냐"며 "이사장의 독단과 아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청장은 그러면서 "새로운 국회의원 당선자가 나오고 임기가 끝나는 즈음 도둑 이전 결정을 했다. 부당하다"며 "일개 공공기관 기관장이 기관의 위치를 결정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중구의회 윤양수 의장은 "박성효 이사장은 소진공 직원들이 근처 식당을 이용 안 하는 걸로 인해서 반대하는 줄 아는데 전혀 아니"라며 "설립과 취지의 목적이 소상공인들을 위한 것임에도 박성효 이사장은 목적과 취지를 망각했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 육성과 전통시장·상점가 지원 및 상권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소진공은 지난 2014년 출범시부터 대전 중구 대림빌딩 내 위치했다. 이곳에는 소진공 직원 420명이 근무하고 있다. 앞서 소진공 이전은 두 차례 무산됐으나, 소진공은 오는 6월까지 대전 유성구 지족동 KB국민은행 콜센터에 입주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