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불출마 배경에 '용산 無개입'?…핵심은 '전대 룰'[영상]

이철규 "출마한다 한 적 없다"…불출마 가능성 시사
尹, 참모들에 '당무 無개입' 강조…'찐윤' 이철규 부담?
'무개입' 여부, '당심 100%' 전대 룰 변경에서 드러날 듯
민심 반영 높을수록 등판 후보군↑…한동훈·유승민·나경원 거론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3선)의 불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 참모들에게 "오해 받을 생각이 없다"며 당무에 대한 '무(無) 개입 원칙'을 언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의지가 강한 역풍을 맞은 가운데, 그 배경으로 '용산'이 거론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이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내에선 복수의 후보자들이 출마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다음 관심사는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전당대회로 이어진다. 용산의 '무(無) 개입'이 향후 원칙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지난 전당대회에서 변경된 '당심 100%' 경선 룰의 원상복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출범을 앞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대통령실과의 관계 속에서 어느 수준까지 전대 룰을 손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철규, 불출마 가능성 시사…尹 '개입 않는다'에 바뀌었나


이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구든지 (원내대표에 출마) 하면 내가 돕는 것을 하지 선수로 안 뛴 다고 (말해왔다)"라며 "그 사람이 (출마할 거냐고) 물으니까 얘기하는 거지 내가 나서서 (출마한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출마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누구에게 한 적도 없고, 내가 받아들인다고도 안 했다. 안 한다는 말도 안 했다. 그 자체가 주제넘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내가 무슨 할 마음이 있어야 '나 안 할게' 이렇게 하는 것이지, 아무것도 없는데 남들이 '해야 되지 않냐'라고 할 때 더 좋은 사람들을 찾아보라고 얘기하는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 다 알게 될 것"이라며 "누가 하든지 안 하든지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이 불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당내에선 이 의원의 단독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일부 인사들로부터 반발이 나오자 출마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이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배경에는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오해받을 생각이 없다. 민심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당내 해석이다. 총선 패배 직후 또 다시 '친윤' 색채가 강한 인사가 원내대표를 맡는 데 대한 당내 반발이 있었고, 이 같은 역풍은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앞서 배현진 의원은 이 의원을 향해 "불출마 선언을 촉구한다"고 했고,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명예로운 정치적 죽음을 택하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또한 "패장이 나와 원내대표한다고 설치는 건 정치 도의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라며 비판한 바 있다.

尹 '당무 無개입' 지켜질까…전대 룰 변경에서 드러날 듯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줄곧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표방해왔다. 이번에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한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당무 무개입 원칙'을 표방했다. 하지만 실제 실천으로 옮겨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현행 '당심 100%'인 전당대회 룰이 바뀌지 않는다면, '당무 무개입'은 공허한 말 잔치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행 룰이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낸 후 비윤계 인사들의 출마를 봉쇄하기 위해 '정진석 비대위'에서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는 당심 70% + 일반 30%(예선에선 당심 50% + 일반 50%) 룰이었고,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됐다.

한 여권 인사는 "(전당대회 룰을) 당원 100% 변경하면서 당이 아주 망가졌다. 수도권에 어필하지 못하고 영남당으로 전락했다"라며 "전대 룰이 얼마나 바뀌는지가 당이 얼마나 정신을 차렸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당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가장 어려운 작업이 전대 룰 문제"라며 "이번 당 대표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사심 없는 사람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룰 바꾸면 한동훈·유승민 등판할 수도…대권주자 대결로 '빅매치'

전당대회 룰이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따라 출마 후보군 폭도 달라진다. 일반 민심 반영 비율이 높아질수록 영남보다는 수도권, 친윤보다는 비윤, 강성 보수보다는 중도 보수 성향의 인사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민심 반영 비율이 높아질수록 대권주자들의 등판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정말 이 나라를 위해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대항마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번 총선 수도권에서 생환해 5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 당선인이나, 윤상현 의원도 등판할 수 있다. 실제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중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전당대회의 판이 대권주자들 간의 대결로 격상되면서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원내대표 선거는 이와 반대로 '스몰매치'가 될 개연성이 높다. 당 대표 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윤'간 대결로 좁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철규 의원이 불출마 한다고 가정할 경우 박대출(4선), 추경호(3선), 송석준(3선)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여당 관계자는 "원내대표에 적합한 인사는 아직까진 '친윤'이어야 한다"며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 야당의 입법 파상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뜻과 반대로 가는 원내대표가 등장할 경우 예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의 상황처럼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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