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임상준 차관은 30일 "지난 200년간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인류 역사를 바꾼 다섯 번 정도의 큰 물결이 있었다면, 앞으로 50년~100년 넘게 우리 경제를 바꿀 패러다임으로 학자들은 순환경제를 꼽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차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CBS 본사 G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는 '2024 대한민국 미래환경포럼' 축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CBS 창사 70주년을 맞아 '녹색성장과 기회'를 표어로 개최됐다.
임 차관은 "지하자원을 파서 물건을 만들고 소비하고 나면 미련없이 갖다 버리고 파묻고 태우는 지금의 선형경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순환경제는 자원사용을 줄이고(reduce), 재사용(reuse)하며, 재활용(recycle)하는 3R을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임 차관은 순환경제 패러다임이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중요한 두 가지 의미로, 나날이 엄격해지는 글로벌 규제 대응과 '자원빈국' 한계를 극복할 발상의 전환 필요성을 꼽았다.
임 차관은 "순환경제 패러다임은 글로벌 규제가 되고 수출 장벽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한테 납품하는 건 전부 100% 재생에너지로 만든 것만 받겠다는 RE100, 또 우리한테 수출하려면 플라스틱의 재생원료 30% 이상을 사용하라는 글로벌 규제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이런 순환경제가 국경을 넘어가는 경제 여권인 셈"이라고 했다.
또 "순환경제 시대에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 우리나라는 하나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론 지하자원이 많고 적음이 더 이상 성장의 고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발상의 전환이 국가와 기업을 성장시키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사례로는 석유제품을 태워 만드는 타이어의 필수 재료 '카본블랙'을 폐타이어에서 추출해 '그린카본블랙'으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기술로 주목받은 중소기업 엘디카본을 들었다. 임 차관은 "앞으로 타이어에도 재생원료를 얼마큼 쓰라는 규제가 생기면 타이어 제조사들은 이 회사에서 만든 카본블랙을 사지 않고는 타이어를 팔 수 없게 된다"며 "이 회사의 미래는 밝을 걸로 본다"고 했다.
끝으로 임 차관은 "세계시장이 이렇게 변화할 때 정부는 어떻게 하면 녹색투자에 유인을 주고 혁신을 촉진할 수 있게 만들어서 블루오션을 넘어 '그린오션'을 만들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을지가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