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결됐던 건강보험료율이 내년에는 오를지, 오른다면 얼마나 인상될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보 당국은 5월에 의사협회·병원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간호사협회 등 의약 단체들과 내년도 요양 급여비용을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정할지를 두고 수가(酬價.의료서비스 가격) 협상을 벌인다.
수가는 의약 단체가 제공한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 당국이 지불하는 대가이다.
건보공단은 가입자한테서 거둔 건강보험료로 의료공급자에 수가를 지급하기에 수가 협상 결과는 건보료 인상 수위를 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준다.
건보공단은 가입자인 국민을 대표해 해마다 5월 말까지 이들 의료 공급자단체와 의료·요양 서비스 비용을 얼마나 지급할지 가격협상을 한다.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면 수가 계약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5월 31일 이전에 체결되는데, 건강보험 가입자 대표로 구성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협상 내용을 심의·의결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종 고시하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결렬되면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6월 말까지 유형별 수가를 정한다.
건보공단은 올해 수가를 동네 의원은 1.6%, 병원 1.9%, 치과 3.2%, 한의 3.6%, 약국 1.7%, 조산원 4.5%, 보건기관(보건소) 2.7% 올려줬다. 평균 인상률은 1.98%였다.
협상 결과에 따라 내년 수가가 오르면 건강보험료율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건보료율은 지난해와 같은 7.09%로 묶였었다.
건보료율이 동결된 것은 지난 2017년도 이후 7년 만이었으며, 2009년을 포함해 역대 3번째였다.
올해 건보료율 인상 폭이 최소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었지만, 동결 결정은 이례적이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인 데다가, 물가와 금리 인상 등으로 어려운 국민경제 여건을 고려해 건보료율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료율은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 2021년 2.89%, 2022년 1.89%, 2023년 1.49% 등으로 인상 폭은 줄면서도 꾸준히 상승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내놓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서 올해 7.09%인 건강보험료율이 2025년부터 1.49%씩 인상되고, 수가(의료서비스 가격)는 올해부터 1.98%씩 오르며, 2025년부터 보험료 수입의 14.4%가 정부지원금으로 들어온다는 가정 아래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건보재정을 추산한 바 있다.
추산 결과, 2025년 보험료와 국고지원 등으로 들어온 건강보험 총수입은 104조5천61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서고, 진료비 등으로 나갈 총지출 역시 104조978억원으로, 100조원 선을 최초로 뚫을 것으로 전망됐다.
건보당국이 앞으로 해마다 건보료율은 1.49%씩, 수가는 1.98씩 올리는 쪽으로 잠정적으로 검토한 셈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만약 내년 건보료율이 오른다면 2%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